민간인 사찰과 증거인멸 관련 주장
장진수 “서류도 거의 가지 않았다” 부실수사 증언
압수수색 과정 검찰·청와대·총리실 사전모의 가능성
압수수색 과정 검찰·청와대·총리실 사전모의 가능성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 인멸에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폭로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39)이 “검찰이 먼저 증거인멸을 요구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은 6일치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최종석 당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실행정관이 ‘검찰이 먼저 요구하고 있다’며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 전 행정관 말을 듣고 ‘검찰도 불필요한 자료를 싹 정리하기를 원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국무총리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도 허투루 이뤄졌다는 증언도 내놓았다. 장 전 주무관은 “검찰이 (압수수색에서) 서류를 거의 가져가지 않았다. 검찰은 압수물을 담을 박스가 텅텅 비자 신문지를 구겨서 채워넣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휘라인에 ‘EB(이영호 당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가 포함된 업무분장표가 책상 유리 밑에 깔려 있었는데도 가져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검찰 조사 과정에 대해서도 “최 전 행정관이 내게 준 대포폰을 파악한 검사가 나를 조사하면서 계속 상관과 통화를 했고, 상관의 지시라며 대포폰 조사를 따로 뺐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겨레21>은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정부 관계자의 입을 통해 “최종석 청와대 전 행정관이 2010년 7월7일 오전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내일쯤 검찰에서 지원관실을 압수수색한다고 한다. 오늘 중으로 (민간인 사찰을 한) 지원관실 점검1팀의 컴퓨터 전체와 진경락 (지원관실) 총괄지원과장의 컴퓨터를 물리적으로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최 전 행정관이 ‘하드디스크를 망치로 깨부수든지, 컴퓨터를 강물에 갖다버려도 좋다. 민정수석실과 이미 얘기가 다 돼 있어 검찰에서도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찰, 청와대, 총리실이 함께 사전에 입을 맞추고 시늉만 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증거인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장 전 주무관(39)은 자신이 희생양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 전 행정관 말과 달리 검찰이 압수수색 후 나에게 증거인멸을 문제삼아 깜짝 놀랐다. 나를 검찰 수사의 희생양으로 내몰고, 자료가 없어졌다는 알리바이도 만들기 위해 짜여진 각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증거를 찾느라 온갖 고생을 하면서 수사했다”며 “검찰이 증거인멸을 요구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경향신문>에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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