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이 12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서울대공원 돌고래쇼장에서 묘기 공연에 출연하고 있는 국제 보호종 남방큰돌고래를 살펴보고 있다. 과천/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박원순 시장, 불법포획 남방큰돌고래 방사방침 발표
공원쪽, 19일부터 공연 중단…여론수렴 뒤 존폐 결정
공원쪽, 19일부터 공연 중단…여론수렴 뒤 존폐 결정
서울대공원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원래 살던 제주 앞바다로 돌아간다.
서울시는 ‘돌고래 묘기 공연은 동물학대’라는 환경단체들의 지적(<한겨레> 3월3일치 1면)을 받아들여, 오는 19일부터 공연을 잠정 중단하고 야생적응 훈련을 거쳐 바다에 풀어주겠다고 12일 밝혔다. 공연을 계속할지 여부는 공개 논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 돌고래 공연장을 방문해 이런 방침을 밝혔다.
박 시장은 “제돌이가 한라산과 구럼비가 있는 제주 앞바다에서 마음놓고 헤엄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는 동물과 사람,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정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답변을 두고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에 힘을 실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박 시장은 “제주도 남쪽인 구럼비 앞바다에 특히 돌고래가 많다고 들어서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는 국내는 제주도 근해에서만 산다.
이에 따라 2009년 제주 퍼시픽랜드가 불법포획해 서울대공원으로 팔아넘긴 제돌이는 적응훈련 등을 거쳐 2014년 6월 제주 앞바다로 풀려날 수 있게 됐다. 서울대공원 쪽은 제돌이의 나이가 13살로 어린데다 포획된 지 3년밖에 되지 않아 야생방사 성공 가능성이 70%로 높은 편이라고 내다봤다. 야생방사장 설치와 수송비, 사료비 등 8억7000만원가량의 예산은 서울시가 부담할 예정이다.
제돌이보다 앞서 들여온 남방큰돌고래 ‘금등이’(20살)와 ‘대포’(18살)는 돌고래 평균수명(20살)에 가깝고 노쇠해 바다에 풀어주면 먹이사냥 등이 어려워 생존이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방사계획에서 제외된다. 이들은 서울대공원이 공연을 시키지 않고 계속 키우기로 했다. 서울시는 한 달 안에 시민대표 100명을 선정해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돌고래 묘기 공연의 존폐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돌고래 보호운동을 벌여온 시민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제돌이 방생은 서울시의 높은 환경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서울시는 돌고래쇼를 영구 중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제돌이를 불법포획한 혐의(수산업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퍼시픽랜드 대표 등 3명의 2차 공판은 14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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