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란(40·오른쪽)·홍지유(35·왼쪽)씨
용산참사 영화 연출한 ‘연분홍치마’ 김일란·홍지유씨
2009년 1월20일 새벽,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재개발 지역 남일당 건물 옥상에 컨테이너를 타고 올라간 경찰특공대원들은 두 개의 문에 맞닥뜨렸다. 하나는 하루 전부터 점거·농성를 벌이던 철거민들이 옥상에 설치한 망루로 통하는 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창고로 향하는 문이었다. 농성 진압을 위해 투입된 특공대원들이 처음 향한 곳은 엉뚱하게도 창고 쪽 문이었다. 남일당 건물 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강행된 진압 작전이었던 것이다. 이날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화염 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김일란(40·오른쪽)·홍지유(35·왼쪽)씨는 3년 전 뉴스를 통해 본 용산참사의 충격적인 이미지를 잊을 수 없었다. 이들은 철거민들에 대한 1심 재판 때부터 참관해 사건을 기록하고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을 완성했다.
영화는 참사 당시 촬영된 동영상과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진술 등을 토대로 점거 시작부터, 비극이 일어나기까지 상황을 긴박하게 보여준다. 두 감독은 특히 특공대원마저도 망루 안을 ‘생지옥’이라고 표현한 진술에 주목했다. “특공대는 특수훈련을 받은 사람들이라 진압 작전 때 당황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망루로 가는 방법조차 모른 채 투입됐죠. 영화 속 ‘두 개의 문’은 국가가 철거민뿐 아니라 특공대원들 안전마저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용산의 진실 중 하나는 그 지점에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화가 끝날 무렵 관객들 역시 ‘두 개의 문’과 맞닥뜨리게 된다. “영화를 통해 용산참사 현장을 목격한 이들은, 문제에 개입할지 아니면 방관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겠지요.”
점거 시작부터 비극의 순간까지
재판기록 등 토대로 사건 재현
시민들 정성 모아 6월 개봉 목표 두 감독은 여성주의 문화운동 단체 ‘연분홍치마’ 활동가이기도 하다. 지난 2002년 5명의 활동가가 의기투합해 결성한 연분홍치마는 그동안 ‘성적 지향’을 명시한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 등에 참여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다큐를 제작해 왔다. 그러나 제작 환경이 열악한 독립 다큐의 극장 상영은 녹록지 않다. 14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상마당 영화관에서 <두 개의 문> 개봉을 위한 응원을 부탁하는 시사회가 열린 것도 이 때문이다. 연분홍치마뿐 아니라 ‘용산참사 진상규명 및 재개발제도 개선위원회’ 등 사회단체들이 나서 배급위원회를 꾸리고 트위터·블로그 등을 통해 홍보물 제작을 후원해줄 배급위원을 모집하고 있다. 이렇게 작은 정성을 모아, 6월 말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산참사에 대한 사법적 판결은 2010년 11월 대법원이 이충연씨 등 철거민 7명에게 징역 4~5년의 실형을 선고하면서 이미 끝났다. 그러나 두 감독은 관객들이 진실 규명을 위한 ‘진짜 배심원’이 돼주길 바란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여전히 있고 그 상처를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기 때문에 용산참사는, 아직은 기억해야 할 사건입니다.” 글·사진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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