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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싼 전세 내놓은 집주인에 “매물값 올려라” 요구

등록 2012-03-19 21:02수정 2012-03-20 08:57

복비 욕심에…전셋값 부추기는 ‘얌체업자들’
인터넷 직거래·기존 세입자와 재계약 방해도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아무개(44)씨는 얼마 전 부동산중개업소에 전세 매물을 내놓았다가 아파트 부녀회장으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부녀회장은 ‘왜 전세를 시세에 견줘 2천만원이나 싸게 내놓았느냐. 이러면 아파트 전체에 영향을 준다’며 전셋값을 올리라고 요구했다. 이씨는 “나중에 알고 보니, 부동산중개업소에서 부녀회장에게 전화를 해 내가 싸게 전세를 내놓은 사실을 알렸더라. 복비(부동산 중개수수료)를 더 받기 위해 이런 짓을 한다는데, 내 집 전셋값을 왜 부동산이 결정하느냐”며 씁쓸해했다.

봄 이사철을 맞아 부동산중개업자의 얌체 상술에 골탕을 먹는 세입자와 집주인들이 많다. 일부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이씨 경우처럼 부녀회장 등을 통해 이미 내놓은 매물의 가격을 올리도록 압력을 행사하기도 하고, 아예 집주인에게 직접 전화를 해 전셋값을 올리도록 부추기기까지 한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이아무개(34)씨 역시 오는 3월 말 전세 만기를 앞두고 집주인이 애초 요구했던 3천만원의 갑절인 6천만원을 올려달라고 해 난감한 상황이다. 이씨는 “2년 전 1억8천만원에 들어왔는데, 요즘은 시세가 2억3천~2억4천만원까지 올랐다”며 “집주인은 3천만원 정도 올리려 했는데,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집을 내놓으면 시세인 2억4천만원까지 받아주겠다’고 부추겼다더라”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세입자 김아무개(33)씨는 전세 만기 도래 전에 집을 빼면서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집주인과 상의해 직거래 카페에 글을 올렸다가 부동산중개업소의 방해를 받았다. 김씨는 “집을 구한 지 11개월밖에 안 돼 집주인과 내가 들어온 가격대로 집을 내놓기로 했었다”며 “그러나 부동산이 집주인에게 ‘주인에겐 수수료를 받지 않고, 전셋값도 올려받아 주겠다’고 꾀어 결국 1천만원을 높여 내놓고 수수료도 물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부동산중개업자들이 이 같은 얌체 영업을 하는 건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조금이라도 더 챙기기 위해서다. 전세 거래의 경우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거래가의 0.3%로, 전셋값이 올라가면 당연히 부동산중개업자에게 떨어지는 몫이 커진다. 기존 세입자와 재계약하려는 집주인을 상대로 “전셋값을 더 받아주겠다”며 부추겨 새 세입자를 구하도록 하는 것도 전세 거래를 새로 발생시켜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벌기 위한 목적이다.

은평구 ㅇ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전셋값이 폭등했을 때부터 이런 얌체 부동산들이 판을 치기 시작했다”며 “전셋값이 오르면 거래량도 덩달아 떨어지는 건 상식인데, 눈앞의 이익(중개수수료)에 급급해 상도의에 어긋난 영업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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