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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폐기용 달걀’ 450만개…어제 먹은 그 빵도?

등록 2012-03-22 21:39

부화 실패한 알 폐기않고 수도권 유통 21명 입건
“유통기한 다돼 저렴” 제과점·식당 등에 속여 팔아
최근 1년간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일대 제과점·식당 등에 인체에 해로운 폐기용 달걀이 대량으로 유통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병아리 부화에 실패한 ‘부화중지란’을 폐기하지 않고 빼돌려 제과점·김밥가게·갈빗집 등 시중 음식점에 유통한 혐의(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로 부화장 업주 정아무개(52)씨와 달걀 유통업자 김아무개(55)씨 등 2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이 유통한 부화중지란은 썩은 냄새가 나고 깨트리면 노른자가 퍼지는 상태로, 경찰이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각각 ‘식용 부적합’과 ‘최하등급’을 받았다. 축산물품질평가원 관계자는 “신선도를 측정해보니 ‘썩기 직전 상태’로 나타났다”며 “부화중지란은 사람이 먹으면 몸에 해롭기 때문에 축산물위생관리법에서는 폐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의 설명을 들어보면, 정씨를 비롯해 부화장 업주 11명은 경기도와 충남 지역에서 부화장을 운영하면서 지난해 2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1년여 동안 부화중지란을 김씨 등 달걀 유통업자에게 헐값에 팔아넘겨 모두 4700만원의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부화장 업주한테서 부화중지란 1판(30개)을 600원(정상가는 3000원 안팎)에 넘겨받은 유통업자 김씨는 이를 다시 경기도 이천의 제빵공장에 납품해 1억1000만원의 이득을 취했다. 유통업자 이아무개(50)씨 역시 충남 등 7개 부화장에서 부화중지란을 1판당 500원에 구입해, 중간도매상인 권아무개(33)씨 등 7명에게 납품해 1억9000만원을 챙겼다. 권씨 등 중간도매상들은 이 달걀을 다시 서울과 경기 지역 제과점·김밥가게·갈빗집·고시원 등에 “유통기한이 임박해 싸게 판다”거나 “겉이 오염되거나 깨진 달걀이 포함된 것들”이라고 속여 시중가의 절반 가격에 팔았다. 이들이 1년여 동안 수도권 일대에 유통한 부화중지란은 총 15만판으로 450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과점이나 식당 주인들은 반죽에 섞거나 조리하면 구별되지 않을 거라 보고, 중간도매상으로부터 달걀을 싸게 구입해 빵을 만들거나 음식을 조리해 손님들에게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천현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팀장은 “부화장 업주는 폐기물 처리 비용을 아끼고, 유통업자는 이를 헐값에 구입해 팔아넘기고, 음식점에서는 신선도를 의심하면서도 값이 싸다는 이유로 구입하는 등 폐기돼야 할 달걀이 시중에 유통되는 과정에 ‘부패 고리’가 형성된 사실이 드러났다”며 “관계기관에 통보해 부화중지란 유통 관리를 강화하도록 조처하고,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먹거리 관련 범죄에 대해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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