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새누리당 전 의원이 ‘기소청탁 의혹’과 관련해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피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기소청탁 안했다”
김재호 판사 전화 사실은 인정
10시간 조사받고 귀가해
김재호 판사 전화 사실은 인정
10시간 조사받고 귀가해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이 남편인 김재호 판사(서울동부지법)의 ‘기소청탁 의혹’과 관련해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방경찰청에 23일 피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해 10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밤 11시50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성실하게 다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남편인 김재호 판사의 출석 여부에 대해서는 “경찰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출석요구에 두 차례 불응한 김 판사가 26일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신청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5분께 변호인과 함께 경찰에 출석한 나 전 의원은 포토라인에서 기자들에게 “저를 ‘이완용 땅 찾아준 판사’라고 한 네티즌에 대해서만 고소를 했으며,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고 당연히 기소될 부분이라 청탁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은 “(김재호 판사가) 피해자 남편으로서 그 누리꾼이 글을 빨리 내리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해, 김 판사가 해당 고소 사건을 맡았던 박은정 검사(인천지검 부천지청)에게 전화를 한 사실은 인정했다.
나 전 의원 쪽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일 이틀 전인 지난해 10월24일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서 “김재호 판사가 부인인 나 전 의원을 비방한 누리꾼을 기소해 달라는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주 기자를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고발했고, 이에 주 기자는 지난 1월 ‘허위사실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나 전 의원과 김 판사, 선거캠프 관계자를 맞고소했다.
나 전 의원은 기소청탁 의혹 제기 당시 선거캠프에서 반박 보도자료를 낸 것과 관련해서는 “보도자료 내는 것을 후보가 일일이 관여할 수 없다”며 “선거 막판이었고, (남편인 김 판사에게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주 기자로부터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맞고소를 당한 나 전 의원과 김 판사의 ‘범죄 혐의’가 성립하려면 기소청탁 여부와 함께 반박 보도자료 작성·배포 과정에 이들이 관여했는지가 입증돼야 하는데, 나 전 의원은 이 두 가지 쟁점에 대해 모두 관련성을 부인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진실을 밝히는 것보다는 판검사의 소환이라는 쪽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나꼼수 관계자들 누구도 경찰에 출석했다는 말을 못 들었음에도 공개소환·구인 이야기가 없다. 경찰이 믿고 싶은 증거인 박 검사 진술서는 전문이 공개됐다”며 경찰 수사의 형평성과 원칙에 대한 불만도 표시했다. 유선희 정환봉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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