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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억1천만원 발신자는 모두 ‘청와대 인물’

등록 2012-03-26 20:54수정 2012-03-26 22:49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십시일반” “선의의 목적” 해명으로 물타기
※1억1천만원: 장진수 전 주무관에 건너간 돈

말바꾸기도…조직적 움직임 가능성 반증
십시일반. 밥 열 숟가락이 한 그릇이 된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이 조금씩 힘을 합하면 한 사람을 돕기 쉽다는 제법 의미가 깊은 말이다. 최근 민간인 사찰 재수사 과정에서 이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수천만원씩 돈을 건넸던 사람들이 돈의 출처에 대해서는 “십시일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돈의 원래 출처는 흐릿하지만, 공식적인 출발점이 청와대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장 전 주무관은 검찰 조사에서 2010년 8월 “4천만원을 줄 테니 1500만원을 변호사 비용으로 쓰고 2500만원을 돌려달라”는 최종석 청와대 행정관의 지시에 따라 접촉한 사람이 이동걸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이라고 지목했다. 이 보좌관은 26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노동 분야에 관련된 민간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인규·진경락씨 등) 노동부 출신들이 어려운 상황이니 도와줘야 한다며 십시일반으로 모았다”고 말했다. 최 전 행정관의 지시로 장 전 주무관에게 건너간 4000만원이 노동부 출신인 이인규 전 지원관과 진경락 전 과장을 돕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비슷한 시기에 고용노동부 장관에서 영전했던 임태희 당시 대통령실장이 이 전 지원관과 진 전 과장의 가족들에게 금일봉을 전달한 사실이 묘하게 겹친다.

이 전 지원관의 후임인 류충렬 공직복무관리관은 지난해 4월 장 전 주무관이 항소심에서 공무원 임용이 불가능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자 5000만원을 건넸다. 장 전 주무관은 “류 관리관이 ‘장석명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마련한 돈’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지만, 류 관리관은 “총리실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돈”이라고 해명했다. 이들이 말하는 “십시일반”이라는 말에는 돈의 출처는 문제가 없다는 속뜻이 깔려 있다. 그러나 십시일반에 참여한 사람들이 확인되지 않는 한, 이 돈의 출처와 성격에 대한 의혹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은 지난해 8월 공인노무사 이아무개씨를 통해 장 전 주무관에게 2000만원을 건넸다. 이 전 비서관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장 주무관의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해 선의의 목적으로 건넸다”고 주장했지만, 이 돈의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장 전 주무관의 증언을 종합하면 1억1000만원의 ‘발신자’는 모두 청와대 핵심 인물들이다. 장석명·이영호 비서관은 이 정권 초기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절대신임을 받았던 측근들이다. 임태희 당시 대통령실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에 모셨던 이동걸 보좌관이 4000만원을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했다는 사실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대목이다. 1차 수사 때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의 책임을 지고 처벌받았던 사람들에게 건너간 현금이 죄다 청와대와 관련돼 있는 셈이다. 민간인 사찰과 증거인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청와대 핵심 인사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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