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에 손 올리고 볼에 입맞춤까지
여기자들 수차례 항의에도 추행 이어져
해당 검사 “술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
여기자들 수차례 항의에도 추행 이어져
해당 검사 “술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
현직 부장검사가 출입기자단과의 회식자리에서 술에 취해 여기자들의 몸을 더듬는 등 성추행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대검찰청은 해당 부장검사를 지방검찰청으로 인사조처하고, 곧바로 감찰조사에 착수했다.
29일 회식자리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최아무개(48) 부장검사는 지난 28일 밤 10시께 서울 양천구 신정동 한 호프집에서 한 종합일간지 ㄱ 기자 등 여기자 2명을 성추행했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1차 회식자리에서 소주 2병 이상을 마셔 취한 최 부장검사는 ㄱ 기자에게 “어디 사냐, 이따 같이 나가자”는 말을 수차례 반복하고, 허벅지에 자신의 손을 얹거나 다리를 올려놓기도 했다. 이어 ㄱ 기자가 자리를 피하자 또다른 여기자인 ㄴ 기자의 손을 잡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기자들이 “지금 실수하시는 겁니다”라며 수차례 경고했지만 술에 취한 최 부장검사의 추행은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참다못한 ㄱ 기자 등은 자리를 함께했던 신유철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에게 정식으로 항의를 했다.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신 차장검사는 항의하는 기자들에게 “이틀만 시간을 달라.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하고는 곧바로 회식 자리를 파했다.
최 부장검사는 29일 오전 피해 여기자들에게 전화를 해 사과를 했지만 “만취해서 내가 한 행동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최 부장검사를 광주고검으로 발령내고 감찰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감찰 결과에 따라 최 부장검사를 엄중 문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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