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출구 없는 대치’
<국민일보>의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노사의 입장 차이는 좀처럼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노조는 “비리로 얼룩진 조용기 목사 일가로부터 <국민일보>의 편집권이 완전히 독립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사는 “조사무엘민제 사장이 회장으로 임명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충분하다”며 맞서고 있다.
<국민일보>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국민문화재단은 지난달 13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미국 국적으로 신문법 위반 논란을 일으켰던 조사무엘민제 <국민일보> 사장을 회장으로 임명했다. 신문법은 외국 국적자는 신문사 대표직을 맡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회장이던 조용기 목사는 자리에서 물러나 현재 재단 이사직만 맡고 있다. 박종화 국민문화재단 이사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조용기 목사는 은퇴시키고, 조민제 사장은 결재권이 없는 회장으로 물러났다”며 “<국민일보> 역사상 처음으로 조용기 목사 가족 경영 체제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엄청난 변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임 김성기 사장이 취임할 무렵, 노사는 세차례 교섭을 하는 등 대화를 재개하는 분위기였으나, 최근엔 대화가 끊긴 상황이다. 김 사장은 지난 29일 담화문을 내 “회사는 해고돼 사원 지위를 잃은 조상운 노조위원장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 위원장 등 5명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불법파업이라는 것이 확인되면 대체인력을 고용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조 위원장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해고가 정당하다는 결정을 받아, 현재 행정소송을 준비중이다. 조 위원장은 “김 사장이 독립된 입장으로 후속 인사를 하고 노조와의 대화에 나서야 조사무엘민제 회장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라며 “조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면 갈등의 상당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중인 방송사 노조원들이 <리셋 KBS 뉴스9> 등과 같은 자체 뉴스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처럼, <국민일보> 노조도 곧 웹진 ‘온국민일보’(가칭)를 만들어 조용기 목사 일가의 비리와 부도덕성을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이경미 김지훈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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