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주택가 20대 여성 납치·살해사건 현장을 찾아간 피해 여성의 남동생(26)이 피의자 집 문 앞에 이웃 주민이 가져다놓은 안개꽃 조화를 바라보며 흐느끼고 있다.
사건현장 찾은 유족 오열
“살려달란 소리 들었을텐데”
이웃 무관심에 분노 드러내
“살려달란 소리 들었을텐데”
이웃 무관심에 분노 드러내
“한 달 전 누나가 ‘네 생일이니 친구들과 밥이나 사 먹으라’며 돈을 줬는데….”
경기도 수원시 2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이 일어난 지 일주일 만인 8일 범행 현장인 피의자 우아무개(42)씨의 집 앞에서 만난 피해 여성 ㄱ씨의 남동생(26·대학3년)은 “누나는 공장을 다니면서 번 월급 가운데 차비만 빼고는 가족들 뒷바라지에 돈을 다 보냈고, 내가 용돈을 달라고 하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보내줬다”며 “누나가 이 세상 어딘가 살아 있을 것만 같다”고 애통해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문대학을 학자금 대출받아 졸업한 뒤 혼자서 대출금을 다 갚을 만큼 억척스럽게 산 ㄱ씨였지만, 가족들에게는 한없이 여렸다.
지난주 장례를 치른 뒤 이날 오후 가족과 함께 범행 현장을 찾은 어머니 한아무개(64)씨도 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오열하다 쓰러졌다. 한씨는 분을 삭일 수 없는 듯 피의자 집 앞에서 잠긴 문을 몇 차례 손으로 잡아당기고 발로 차더니, “저 안에서 쓸쓸하게 숨진 딸아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통곡했다. 남동생은 “아버지가 꿈에서라도 한번 인사하고 가야지 하시며 날마다 술을 엄청 많이 드신다”고 전했다.
어머니 한씨는 경찰의 대응에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경찰이 112 신고에 엉터리로 대응해 살릴 수도 있던 내 아이가 결국 처참하게 살해된 것 아니냐, (골목과 인접한) 1층에서 어떻게 버젓이 딸아이가 살해될 수 있느냐”며 울부짖었다.
유가족들은 경찰의 허술한 대처와 거짓 해명은 물론 이웃 주민들의 무관심에도 야속한 속내를 토해냈다. 피해자의 이모는 현장에 모인 주민들을 향해서 “참 야속하다. 살려달라는 소리를 들었을 텐데…”라며 울먹였다. 유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겠다고 했다.
수원/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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