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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청와대가 밀어내려한 인권위 직원은

등록 2012-04-10 08:20

“광우병 보도건 다뤄야” 항의
“촛불때 경찰 공격진압” 지적
청와대가 2009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사무총장에게 전달한 ‘좌편향 인사 문건’에 포함된 10명 안팎의 인권위 직원들은 주로 시민사회단체 출신들이다. 이 가운데는 현병철 위원장의 독단적인 운영행태를 비판하며 사표를 낸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과 2008년 국정감사에서 당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인권위 좌편향성’을 지적하며 문제 직원으로 언급했던 김아무개 조사관 등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인권위 설립 초기부터 관여했던 김형완 소장은 2010년 9월까지 인권정책과장을 지내다 공무원연금 대상이 되는 20년 근속을 다섯달 앞두고 자진 사퇴했다. 김 소장은 “청와대에서 인권위에 전한 문건에 내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곤 상당히 불쾌했다”며 “정부가 한 개인의 내면에 대해서 자기 멋대로 판단해 성향을 분류한 데 대해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문건이 전달된 2009년 말 이후는 <문화방송>(MBC) ‘피디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한 검찰 기소 등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가 잇따라 터져나올 때였다”며 “이런 문제를 인권위에서 다루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주장했지만, 당시 인권위에선 내 뜻을 이룰 수 없어 인권위를 나왔다”고 전했다.

김아무개 조사관은 2008년 촛불집회 때 경찰의 과도한 진압을 지적한 보고서를 작성한 적이 있다. 촛불집회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진정이 인권위에 쏟아져, 상임위가 직권조사에 나서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조사관은 “2008년 국정감사에서 한 국회의원이 내가 지역 시민단체의 실행이사직을 맡아 국가공무원 복무 규정 위반 아니냐고 지적했다”며 “해당 시민단체에 매달 후원금을 냈을 뿐 실질적인 활동은 하지 않았는데, 그 의원이 시민단체와 관련된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의아해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문건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또다른 직원인 남규선 전 인권위 시민교육팀장은 해당 문건이 인권위로 전달되기 직전인 2009년 10월 초 소속됐던 과와 팀이 없어지면서 일을 그만뒀다. 이명박 정부는 그해 4월 학계와 시민단체들의 반대에도 인권위 조직과 정원을 21.2% 축소했다. 이 과정에서 인권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별정직·계약직 직원들이 상당수 인권위를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공무원노조 인권위 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현병철 위원장 취임 이후 여러 가지 이유로 직원들이 위원회를 떠나거나 징계를 받은 일은 청와대에서 전달된 ‘블랙리스트’와 무관하지 않다”며 “위원장이 인권위 독립성을 수호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이 사태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구성원들에게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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