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막말’ 음성파일 논란
여론 들끓자 “반성하고 자숙”
여론 들끓자 “반성하고 자숙”
방송인 김구라(본명 김현동·42·사진)씨가 2002년 한 인터넷 방송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유흥업소 여성종업원들을 싸잡아 ‘창녀’라고 비하한 내용의 음성파일이 최근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퍼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진행을 맡고 있던 7개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다.
문제가 된 방송에서 김씨는 “윤락녀 80여명이 (경찰을) 고소를 했는데… 고소한 것도 엽기적인 사실인데, 서울 수송동의 국가인권위를 상대로 해서 항의하고 데모질하고 그랬나봐. 창녀들이 전세버스 두 대 나눠 타는 거는 예전에 정신대라든지, 그것 참 오랜만에 보는 광경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김씨가 언급한 집회는 2002년 1월 서울 천호동 일대 유흥업소 여성종업원 80여명이 경찰 단속에 항의해 서울 종로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인 일을 일컫는 것이다. 이들은 2001년 말 ‘경찰이 유흥업소 여성들에 대한 강제 몸수색을 벌이는 등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며 인권위에 집단진정서를 낸 바 있다.
김씨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김구라를 방송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김씨가 자신의 막말을 여러 번 사과했는데도 십년이나 지난 방송을 가지고 트집을 잡는다’며 반대 입장도 밝히고 있다.
비판이 거세지자 김씨는 이날 소속사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어 “대중들이 티브이에 나오는 제 얼굴을 볼 때마다 더이상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방송인으로서의 자격이 없을 것”이라며 방송 하차 의사를 밝혔다. 김씨는 이날 저녁 한 케이블 방송에 출연해 논란이 된 말에 대해 “그 발언을 본 순간 ‘더이상 방송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반성하고 자숙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민우회 관계자는 “일본군 위안부와 유흥업소 여성 등의 목소리에 대해 아무런 관심 없이 여성 비하 발언을 한 김씨의 잘못은 분명하다”면서도 “김씨의 인터넷 방송 당시 발언은 대부분 문제가 있는 것들로 이를 하나씩 따로 꺼내 비난하기보다 한국 사회에 깔려 있는 여성 인권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환봉 남지은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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