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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군 형 “속상해, 속상해” 오열
운구차 학교 들른 뒤 화장터로

등록 2012-04-17 20:08수정 2012-04-17 22:15

같은 반 친구들의 괴롭힘에 투신해 숨을 거둔 ㅇ중학교 이아무개(13, 2년)군의 유해가 경북 영주시 화장장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지켜보며 유족들이 통곡하고 있다. 영주=사진 정환봉 기자
같은 반 친구들의 괴롭힘에 투신해 숨을 거둔 ㅇ중학교 이아무개(13, 2년)군의 유해가 경북 영주시 화장장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지켜보며 유족들이 통곡하고 있다. 영주=사진 정환봉 기자
영주 중학생 자살 파문|마지막 가는 길
친구들의 괴롭힘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ㅇ중학교 이아무개(13·2년)군은 영정사진 속에서 하늘색 셔츠 차림에 앳된 얼굴로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17일 오후 이군의 주검이 안치된 경북 영주시 영주기독병원 지하 빈소는 울먹이는 소리마저 멎어 있었다. 이군의 가족과 친척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문상하러 온 학교 교사 등도 쉽게 입을 떼지 못한 채 침묵을 지켰다. 이군의 작은아버지는 굳은 표정으로 “가족들이 너무나 힘들어하고 모두 지쳐 있는 상태라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오후 3시께 이군의 주검이 화장터로 향하려던 순간, 고등학생인 이군의 형(16)은 큰 소리로 오열하며 동생의 영정사진을 끌어안으려고 했다. “울지 마라. 그럼 동생이 좋은 곳 못 가잖아.” 부모와 친척들이 이군의 형을 붙잡았다. 울음을 그치지 못한 형은 “(영정사진) 치우지 마”라고 소리지르며 한사코 동생이 가는 길을 가로막으려 했다. 이군의 아버지(47)가 형의 볼을 부여잡고 한참 달랜 뒤에야 이군의 주검은 빈소를 나와 운구 차량에 실릴 수 있었다.

운구 차량은 이군의 모교인 ㅇ중학교를 들렀다. 학교 앞에는 300여명 학생들이 나와 고개를 숙인 채 슬픈 표정으로 이군을 맞았다. 운구 차량은 학교 앞 학생들 사이를 지나 운동장으로 들어섰다. ‘친구의 괴롭힘 탓에 가고 싶지 않았을’ 학교 건물을 한바퀴 돌고 나온 이군의 주검은 영주시 화장장으로 향했다.

화장장에 이르자 이군의 어머니는 주저앉아 목놓아 통곡했다. 친척들은 어머니를 껴안은 채 달래며 함께 애통해했다. 그사이 이군의 주검은 불길 속에 빨려들어갔다.

이군의 담임 교사는 눈물을 흘리며 화장장 밖에서 이군의 마지막 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김인규 교장은 “교사인 우리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며 참담해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이날 빈소를 찾아 “학교폭력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해 죄송하다”고 유족에게 사죄했다.

영주/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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