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72) 신부
5·18재단 “가장 낮은 자리에서 저항과 헌신”
생명평화 운동에 앞장서 온 문정현(72·사진) 신부가 올해 ‘광주인권상’을 받는다.
5·18기념재단은 17일 “일생토록 가톨릭 사제로 가장 낮은 자리에서 펼친 저항과 헌신이 5월이 지향했던 인권과 평화, 연대와 나눔 등과 일맥상통해 그를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결정문에서 “그는 한평생을 사제로서 유신독재와 군사정권 등 부당한 국가권력에 저항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로하는 일관된 태도를 보여왔다”며 “그의 삶은 저항하지 않는 한 민주주의와 인권, 생명과 평화를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6일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집회 때 불의의 추락사고로 병상에 있는 수상자가 하루 일어서기를 바란다”며 쾌유를 기원했다.
문 신부는 평생을 한국 민주화운동의 한복판에 서왔다. 1974년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결성을 주도했고, 76년 3·1 구국선언 사건으로 구속됐다. 86년 민주헌법 쟁취를 위한 단식에 참여하고, 99년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촉구 및 평택미군기지 확장 반대 투쟁에 앞장섰다.
제주대병원에 입원중인 문 신부는 수상 소식을 듣고 “한국의 민주주의를 꽃피운 5·18 민중항쟁은 천주교 사제들과 투쟁에 나섰던 제게도 큰 의미가 있는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5월 정신을 반영하는 상을 일개 개인이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광주는 죽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살고 있다”며 “보잘 것 없는 저를 수상자로 선정해주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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