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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벼랑끝 ‘MB 멘토’ MB 끌어들이기?

등록 2012-04-23 20:21수정 2012-04-23 21:57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파이시티 대표 ㅇ씨로부터 받은 돈을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일부 썼다는 취지로 언급하면서 인허가 로비 의혹이 대선자금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은 최시중 전 위원장이 지난 1월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방통위 사옥으로 출근하는 모습.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파이시티 대표 ㅇ씨로부터 받은 돈을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일부 썼다는 취지로 언급하면서 인허가 로비 의혹이 대선자금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은 최시중 전 위원장이 지난 1월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방통위 사옥으로 출근하는 모습.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최시중 금품수수 시인 왜?
돈수수 대가성 부인하려
대선 여론조사비 언급한듯
정계 “혼자 죽지 않으려는 것
서울 양재동의 대규모 복합유통센터 사업을 둘러싸고 금품수수 의혹의 당사자로 떠오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3일 브로커 이아무개씨에게서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최 전 위원장은 인허가 로비의 대가는 아니라면서도, 받은 돈을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선거캠프 여론조사 비용으로 썼다고 말했다. 인허가 로비에서 시작된 사건이 대선자금 의혹으로까지 번진 셈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최 전 위원장의 이런 발언을 두고 ‘대가성을 부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혼자 죽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보고 있다. 형사처벌 위기에 몰린 이명박 정권 창업공신의 ‘전략적 발언’이라는 점에서는 분석이 일치한다.

최 전 위원장의 주장대로, 브로커 이씨에게서 이명박 캠프의 여론조사 비용을 지원받았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 정치자금은 정치자금법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받게 돼 있으며 이를 어기고 음성적으로 돈을 받는 행위는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최 전 위원장은 이씨에게서 받은 돈의 액수와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고비용 정치구조에서 선거 캠프에 몸담았던 참모들이 후보를 대신해 은밀하게 불법 후원금을 받는 경우는 이전에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 전 위원장이 이씨에게서 받은 돈을 ‘정치자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최 전 위원장 자신도 지난 2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씨에게서 ㈜파이시티 사업 인허가 관련 청탁을 받았지만 “내가 서울시장(이명박)과 얘기할 처지가 못 된다”며 이를 거절했다고 말한 바 있다. 최 전 위원장이 청탁을 거절했더라도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사실만은 명백한 만큼, 이 돈의 대가성을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검찰은 일단 최 전 위원장에 대해, 공무원이나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직무에 관하여 청탁을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았을 때 처벌하는 알선수재 혐의를 두고 있다. 파이시티 사업의 인허가뿐만 아니라 검찰 수사와 채권은행단의 압박을 무마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최 전 위원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고위관계자와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에게도 전화를 걸었다는 진술이 ㈜파이시티 대표 ㅇ씨 등에게서 나왔기 때문이다. 금융기관 업무와 관련된 청탁을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으면 특정경제범죄 처벌법이 적용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공무원의 업무와 관련된 청탁을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으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두 혐의가 동시에 적용되면 가중처벌돼, 정치자금법 위반죄보다 형량이 훨씬 무거워진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간부검사는 “금품수수의 대가성이 인정되려면 ‘최 전 위원장에게 청탁 대가로 돈을 전달했다’는 브로커의 진술이 필요한데 최 전 위원장의 발언은 브로커에게 대가성을 부인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의 예봉을 피하기 위한 고도로 계산된 발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 캠프 출신의 한 의원은 최 전 위원장이 ㈜파이시티에서 받은 돈을 여론조사 등 대선 과정에 썼다고 언급한 데 대해, “받은 돈을 개인적으로 쓰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그렇게 말한 것 같다”며 “자기 살겠다고 그렇게 말하다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태규 황준범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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