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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돈보자기 받는 최시중, 브로커 운전기사가 ‘찰칵’

등록 2012-04-24 08:13수정 2012-04-24 08:55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9일 오전 2012년도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왼쪽은 최시중 당시 방통위원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9일 오전 2012년도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왼쪽은 최시중 당시 방통위원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최시중 “돈 받아 대선자금 사용”
검찰, 돈수수 결정적 증거 포착
최씨에 등기우편 발송
돈 챙긴뒤 창업자금 써
검찰, 수수혐의 입증 자신

검찰이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금품 수수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배경에는 브로커 이아무개(60)씨의 운전기사인 최아무개씨의 ‘사진’ 한 장이 결정적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위원장이 의혹이 불거지자마자 금품 수수를 시인하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23일 복수의 검찰 관계자 말을 들어보면, 이씨의 운전기사로 일하다 2009년 그만둔 최씨는 지난해 12월 내용증명까지 해둔 등기우편을 최 전 위원장에게 보냈다. 이 등기우편에는 한 장의 사진이 있었는데, 최 전 위원장이 이씨 등에게서 거액의 현금이 담긴 보자기를 받는 장면이 찍힌 사진이었다고 한다.

최씨는 이 등기우편에 동봉한 편지에서 최 전 위원장에게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외부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위원장은 최씨의 요구대로 이 사진을 없애는 대가로 2차례에 걸쳐 이씨 등을 통해 모두 2억원을 건네줬다고 한다. 최씨는 이렇게 받은 돈으로 대전에서 신발가게를 차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최 전 위원장도 적잖이 당황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위원장은 2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최씨로부터 협박 편지를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이 일을 “기가 찬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씨의 운전기사인) 최씨가 이상한 편지를 보내와서 이씨를 불러 ‘이런 일이 다 있냐’고 말했다”며 “그런 일로 (최씨가) 나에게 이상한 요청을 하기에 하도 기가 막혀서 편지를 이씨에게 줬고 그 후로는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최 전 위원장은 이 편지를 계기로 파이시티 관련 의혹이 불거질 가능성을 크게 경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도 “투서인지 있는데, 어디에선가 조사를 한다고 간접적으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검찰의 내밀한 수사 소식에 그동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로서는 증거가 결정적인 만큼 쉽게 의혹을 벗기 어렵다는 인식도 하게 됐음직하다.

실제로 최씨가 찍은 사진은, 최 전 위원장에게 직접 돈을 준 일이 있다는 ㈜파이시티 ㅇ 대표의 진술만큼이나 결정적 증거가 된다. 파이시티 로비자금의 흐름이 대부분 ‘㈜파이시티 ㅇ 대표→브로커 이씨→최 전 위원장’으로 중간 전달과정을 거치는 바람에 최 전 위원장의 금품 수수 사실을 직접적으로 밝혀내기 어려웠던 검찰로서는 ‘천군만마’인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이씨가 누구를 만날 때마다 같이 움직였던 최씨가 인허가와 관련해 돈이 오간 증거를 갖고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금품이 오가는 비리사건 수사에서 핵심 관련자의 운전기사가 결정적 증인이나 단서가 된 일은 이번 사건 말고도 적지 않다고 검찰 관계자들은 전했다.

최씨는 결국 지난 19일 고용주였던 이씨와 함께 검찰에 체포됐고, 최 전 위원장을 협박해 돈을 받아 챙긴 혐의(공갈)로 법원에서 영장이 발부돼 21일 구속수감됐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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