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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중국어·한자 못하면 서울대 졸업 힘들것”

등록 2012-04-30 09:03

 서울대 오연천 총장
서울대 오연천 총장
법인화 4개월째 맞은 서울대 오연천 총장
인문대부터 시행 뒤 전체로 확대
교수부터 바뀌어야 법인화 적응
국외 노벨상급 석학 초빙은 교착

오연천(61·사진) 서울대 총장이 27일 교내 총장 공관에서 <한겨레>와 만나 서울대 법인화 4개월째의 소회와 고충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중국어와 한자 능력을 서울대 졸업 인정 요건에 포함시키겠다. 인문대와 학문후속세대(박사후 국내연수, 학술연구교수)를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시행한 뒤, 전체 단과대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오 총장은 한-중 수교 20돌을 맞아 본부 보직교수들과 학장단이 새달 6일부터 사흘 동안 중국 베이징대를 방문해 학장급 회의를 정례화하는 등 중국과 교류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교수들의 성과물인 지식재산권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허권 관리에 신중을 기하고자 전직 특허청장을 영입하기로 했다. 충실한 교육이 좋은 연구로 연결되고 그 결과 좋은 특허도 나오는 선순환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갈 것이다.”

서울대는 지난해 법인화 추진 과정에서 학생들이 대학본부 건물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는 등 내부 구성원들의 반대를 겪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법인화 이후에도 여전히 법인화법 국회 통과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적 문제가 남아 있고, 신자유주의 논리에 편승한 법인화로 순수학문이 고사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런 비판 속에서도 서울대는 법인 체제를 이끌어 갈 새로운 조직 개편을 준비중이다. “법인 전환 이후 서울대 구성원이나 사회의 기대와 욕구를 반영하는 문제와 함께 기술적인 세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여념이 없다”고 소개한 오 총장은 “미래교육, 자원배분, 연구윤리점검시스템, 구성원 인권, 법윤리상담자문 등 4~5개 분야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기대 수준은 높고 추상적인 데 반해 현실적인 정책수단이나 자원은 제한돼 있다”고 고충과 우려를 전했다.

새로운 체제에 무리 없이 잘 적응하는 방안에 대해 그는 “기존의 획일화된 교수체제를 새로운 제도에 접목하거나 학생 교육을 내실화하는 단계적인 그림을 그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점진적인 의식의 변화가 중요한데, 교수가 제일 먼저 바뀌어야 되고 그다음 학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직간접적인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 아주 민감하다”며 변화의 어려움도 인정했다.

올해부터 국비를 지원받아 진행하고 있는 노벨상 수상자급 석학과 차세대 신진교수 초빙사업도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그는 “국외 석학들이 현지 기반을 버리고 쉽게 한국행을 택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자연과학 분야는 해당 교수뿐 아니라 연구원 3~4명이 함께 와야 제대로 연구를 할 수 있고 실험실 등 시설도 필요하다. 1인당 최소 1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오 총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를 거쳐 미국 뉴욕대에서 재정관리 석·박사학위를 받고 행정학 교수로 재직했다. ‘정치·행정·경제’를 섭렵한 보기 드문 전문가로서 그는 “한국 사회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는 지배층이 더 많이 약자를 배려해 사회의 균형을 맞춰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격차가 커지다 보니 국민들 사이에 정치권력뿐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제도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진단한 그는 “지식인 사회가 진보와 보수를 떠나 국민들의 열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 제도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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