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에 지난해 건립된 대안학교인 파주자유학교가 100m 거리의 모텔과 진입로 등을 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파주시교육청이 최근 이 학교가 미인가시설이며 인가받을 수 없는 조건이라는 이유로 폐쇄조처에 착수해 논란이 일고 있다. 파주/박경만기자 mania@hani.co.kr
모텔영업에 방해되니 대안학교 폐교하라?
파주 ㅅ호텔 “호텔옆에 학교 있는건 불건전” 민원
교육청 폐교 착수… 해당학교 “인가 진행중” 반발
파주 ㅅ호텔 “호텔옆에 학교 있는건 불건전” 민원
교육청 폐교 착수… 해당학교 “인가 진행중” 반발
경기도 파주에 있는 한 대안학교가 “영업방해가 된다”는 인근 모텔의 민원으로 인해 폐교 위기에 처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경기도교육청과 파주자유학교의 말을 종합하면, 파주시 탄현면 ‘ㅅ호텔’의 사장이 회장으로 있는 마을 자치단체 ‘홍익회’는 최근 파주시교육청에 “호텔 옆에 학교가 있는 것은 건전하지 못하다”는 등의 이유로 학교 폐교를 건의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학교보다 4개월 전 들어선 이 모텔은 지난해 11월 파주자유학교가 모텔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개교하자, “학생들의 소음에 손님들이 수면에 방해받는다”거나 “모텔 진입로를 학교 학생들이 같이 이용하는 바람에 손님들이 꺼려한다”는 내용의 민원을 교육청에 수차례 제기했다. 이에 교육청은 지난해 두 차례 현장을 방문해 양쪽을 중재하기도 했다. 그러나 호텔 쪽의 민원이 계속 제기되자, 교육청은 최근 이 학교가 미인가 시설이며, 인가받을 수 없는 조건이라는 이유로 폐쇄 조처에 착수했다.
이에 반발한 이 학교 교사가 지난 1일 밤 자신의 블로그에 “파주자유학교는 모텔의 그러한 고발이 있기 전 이미 정식으로 인가 절차를 해당 교육청에서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민원접수 후 교육청이 즉각적으로 모텔 측의 주장을 들어 학교를 폐쇄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사실이 트위터 등을 통해 알려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소설가 이외수씨도 해당 교사의 글을 인용(RT)하면서 “참 신기한 나라입니다”라고 언급했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해도 해도 너무하는구나. 경기도 교육청은 모텔이 우선인지 교육이 우선인지 밝혀야 할듯”(@megapass****) “어이없는 일이 하도 일상화되어 있어도 이건 정말…”(@akaj****)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설립 인가를 받지 않고 학교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집해 교육활동을 하는 것은 초중등교육법 위반”이라며 “게다가 학교 주변에 호텔이 먼저 들어서 있는 점과, 인근에 강아지 수십마리를 키우는 집이 있어 이들의 분뇨 처리 문제로 인해 보건환경평가에도 걸려 학교 시설로 인가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 폐교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사전 절차로 오는 9일 학교 쪽의 소명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반면 학교 쪽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부지매입은 우리가 모텔보다 먼저 했으며 모텔 쪽이 이를 알고도 들어섰다”라고 말했다. 이어 “강아지 수십마리를 키운다고 이를 학교정화구역 내 설치가 금지되는 가축분뇨처리시설이 있다고 보는 건 무리한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파주자유학교는 지난 3월22일 인가 절차를 위한 환경영향평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 관계자는 “대안학교 설립에 관한 법적 기준이 무척 까다로워 현실적으로 제대로 인가절차를 받고 학교를 개설하기 힘든 상황인 줄 뻔히 알면서 교육청이 모텔 쪽의 입장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파주자유학교는 2002년 초등과정 대안학교로 설립됐다가 초중고 과정으로 확대하고, 지난해 11월부터 정식 인가를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파주자유학교에는 학생 68명이 재학 중이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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