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도움터장학회의 장철헌 회장이 지난 26일 소재사업부 소재공장 회의실에서 초·중·고교생 8명한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매달 천원만 떼도 한해 1100만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임직원들이 13년째 다달이 월급에서 1000원씩을 떼어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 회사 소재사업부 직원들은 1993년 불우한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삶을 개척하고 있는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형편의 청소년들한테 용기를 북돋워 주자며 ‘도움터장학회’를 만들었다. 처음엔 400여명의 회원으로 출발했지만 좋은 취지가 점차 알려지면서 현재 1000여명이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다달이 월급에서 1000원씩을 떼어내고 있다. 이렇게 모은 연간 1100여만 원은 모두 생활이 어려운 청소년들의 등록금과 급식비, 생활비 등으로 쓰인다. 지원 대상자는 회원과 학교, 동사무소에서 추천한 청소년 가운데 국민기초생활수급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들의 집을 방문해 실제 가정 형편을 살펴본 뒤 선정한다. 회원들은 지원 대상자한테 고교 졸업 때까지 등록금 등을 전액 지원한다. 학생들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등록금과 급식비는 학교에서 요청이 올 때마다 장학회에서 직접 학교로 보내고 쌀과 라면 등 생활필수품은 회원들이 직접 구입해 집집마다 전달하고 있다. 이들은 또 가정 방문도 틈틈이 하며 학생들이 배움에 어려움이 없는지를 살피고 고민도 함께 나누고 있다. 장학회는 지원 대상자들이 대학에서 더 큰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대학 입학 등록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장학회가 지금까지 지원한 학생들은 50여명에 이른다. 엄진현(42·소재지원팀) 도움터장학회 총무는 “학생들이 사회에 나간 뒤 자신도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묻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고교 졸업 뒤 곳곳에서 열심히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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