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과 이수성 전 국무총리
아들 미래저축은행 이사 재직
집도 애초에는 김 회장 소유
이 전 총리 “집 맞바꿔” 해명
집도 애초에는 김 회장 소유
이 전 총리 “집 맞바꿔” 해명
이수성 전 국무총리의 아들(47)이 2000년대 초부터 미래저축은행의 상임이사로 재직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들 이씨가 살고 있는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 역시 애초 김찬경 회장 소유였던 것으로 드러나, 김 회장이 이 전 총리 아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며 이 전 총리를 정·관계 인맥쌓기의 창구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4일 금융계와 이수성 전 총리의 말을 종합하면, 이 전 총리의 아들은 10여년 전부터 미래저축은행 경영총괄본부 이사로 채용돼 근무하고 있다. 이씨는 금융권 근무 경험이 없었지만 김 회장이 저축은행의 상임이사로 특별 채용한 것이다. 미래저축은행의 임원 연봉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최소 1억원 이상 보수를 지급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 전 총리는 “김 회장은 15년 전쯤 소개받아 알게 된 사이”이라며 “김 전 회장이 먼저 (아들의 취업을) 제안해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들 이씨가 살고 있는 시가 23억원 상당의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 역시 애초 김 회장의 소유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1999년 11월에 처음 입주한 이씨는 2년 뒤인 2001년 9월에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1월에 최종적으로 소유권을 이전했다. 이 집은 1990년대 말부터 채권자로부터 압류·해제를 반복하는 등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지난해 6월에는 경매에 부쳐지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강남 도곡동 집과 김 회장의 압구정 아파트를 맞교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고가의 아파트에 대해 권리관계와 소유권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것은 통상적인 사례로 보기 어렵다”며 “특수한 관계에서 무상 또는 저렴한 값에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집은 현재 지난해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한 하나캐피탈에 의해 가압류된 상태다.
미래저축은행 안팎에서는 김 회장과 이 전 총리의 ‘특수한’ 관계에 주목한다. 이 전 총리는 2003년 김 회장이 소유했던 한라일보의 고문으로 취임하고, 2007년 미래저축은행의 사보에도 축사를 게재하는 등 깊은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이 전 총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주요 인사들과 인맥을 쌓아왔다”고 밝혔다. 또 이 전 총리가 서울대 법대 교수·총장 출신인 만큼, 김 회장이 자신의 허위 학력을 가릴 수 있는 장치로 활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는 “자수성가한 사업가라고만 알고 있었지, 서울 법대 출신이라고 속인 것은 몰랐다”며 “친분이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사람들을 소개해준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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