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공개된 스님들의 도박 동영상이 불교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문제의 동영상을 내놓은 성호스님이 15일 오전 9시50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성호스님은 검찰 조사에 앞서 만난 취재진들이 조계종과 관련한 추가 폭로가 있냐고 묻자 “많다. 총무원장과 관련된 추가 폭로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동영상 공개가 기획된 폭로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망해버린 조계종 집행부에 금강철퇴를 내려 다시 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진리의 칼이다. 핵심은 동영상이 아니고 행위다. 최시중, 박영준 등 대통령 측근도 구속하는 검찰이 범죄행위를 엄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성호스님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면서 “살신성인의 자세로 조계종이 다시 살아나도록(폭로한 거다). 사랑하기 때문에 이별한다고, 내가 살려고 폭로했겠냐. 사명대사가 살고자 임진왜란 때 총칼을 들었나? 죽기 위해서 든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죽었나? 정신 차려야 한다. 집행부가 제대로 살았다면 이런 일이 있겠는가”라며 현 조계종 집행부를 비판했다.
성호스님은 이에 앞서 15일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프로그램인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조계사 스님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추가 폭로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몇 백억을 포커해서 외국 나가서 잃은 스님도 있다. 몰래 부인을 두는 스님도 있다. 또 현직 조계종을 대표하는 원로원 중에 은처(남에게 알리지 않고 부인을 두는 일)가 아니라 호적으로 결혼한 분도 있다”고 폭로했다.
한편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손석희씨가 “성호스님도 더하면 더했지 덜한 사람이 아니라는 비판이 있다. 예를 들어 음주폭행 전력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는 내용도 나온다”고 묻자 성호스님은 “그것은 정당방위였다”고 해명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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