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미수 의혹 폭로한 계기 “일단은 알리고 싶어서”
“힘 있는 자 뉴스 막지만 나는 목소리 높여도 소용없어”
“힘 있는 자 뉴스 막지만 나는 목소리 높여도 소용없어”
동생의 부인을 성폭행하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태 국회의원(포항 남구을·울릉) 당선자의 제수 최아무개(51)씨가 16일 케이블방송 티브이엔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 출연해 사건의 전모와 그동안의 심경에 대해 밝혔다.
이 프로그램의 사회자인 백지연씨가 김 당선자의 성폭행 미수 사건을 공개한 계기가 무엇이냐고 묻자 최씨는 “그 전에도 (선거에) 나온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당선) 기대도 하지 않았다. 이번에 공천이 또 됐는데 (19대 총선) 5일 전에 지지율이 30%를 얻더라. 사람들이 알고 일단 찍는 분들은 찍되 일단은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또 최씨는 김형태 후보의 당선을 보면서 “힘이 있는 자와 없는 자의 한계가 이런 거구나. 힘이 있는 자면 뉴스를 막을 힘도 있는 거고 저는 아무리 고함을 질러 목소리 높여 얘기를 해도 그 말소리가 집 밖으로 나가기 힘들다는 게 느껴지더라. 절실하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김 당선자가 최 씨에게 사과하는 내용 등을 담은 음성파일도 방송됐다. 이 음성파일은 19대 총선 선거운동 기간 중에 공개돼 많은 파장을 일으켰다.
음성파일을 들은 백씨가 녹취록에 나오는 ‘잘못했다’는 이야기가 성폭행 미수를 인정한 것이냐고 묻자 최씨는 “그럼 마지막 남녀관계라고 본인도 이야기하지 않습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최씨는 김 당선자가 성폭행을 하려고 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씨는 “김씨가 2001년 저를 부산에 있는 금고에 1년간 계약직으로 취직시켜준 적이 있었다. 그때 출근할 무렵에 김 당선자와 통화를 몇 번 했다. 그때 (김씨가) 우리 애 대학 학자금 문제를 어떤 지인에게 부탁했더니 그 이야기가 잘 됐으니 (서울로) 올라 오라고 했다”며 사건 당일 김 씨를 만난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최씨는 김씨가 오피스텔로 데려가 샤워를 한 후 침대에 앉아있던 최씨를 성폭행하려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씨가 김 당선자의 아들 이름을 거론하며 이래서는 안 된다고 하자 성폭행 시도를 멈췄다고 밝혔다
방송이 나간 이후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최씨를 응원하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youen****는 “김형태가 총선에 나오지 않았다면 추한 가족사로 남을 일 부끄럽지만 이런 인간이 국가의 일을 본다는게 용서할수 없어 밝히게 되었다고 심경을 토로합니다 여자로서 밝히기 힘든 부분을 밝혀주신 제수씨 힘내세요” @rokm****은 “김형태 제수 최모씨가 백지연 피플인사이드에 출연했다.그 분이 바라는 거 딱하나. 김형태의 진심어린 사과와 빼앗긴 남편 보상금이다. 우리 엄마가, 혹은 우리 딸이 저 상황이였다면 난 어땟을까. 저 분 말이 사실이라면 김형태는 *만도 못한 짐승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 날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김형태 당선자의 상임위가 여성위원회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돌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1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상임위는 보통 정당 교섭단체들간의 협의를 통해서 결정되고, 나머지는 의장이 선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형태 당선자는 현재 무소속인데다 아직 19대 국회가 개원하지 않았으며 의장도 결정되지 않아 어떤 상임위에 들어가기로 결정된 것은 없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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