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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도박 폭로전 주춤…‘스님들, 국민이 보고 있습니다’

등록 2012-05-17 19:33수정 2012-05-17 21:37

승려 도박 사건 제보자 성호 스님과 갈등을 빚고 있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한 음식점에서 쌍용차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한 5대 종단 대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승려 도박 사건 제보자 성호 스님과 갈등을 빚고 있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한 음식점에서 쌍용차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한 5대 종단 대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성호스님 “추가폭로” 말뿐
조계종도 ‘의혹 해소’ 회피
“증거자료 있다면 내놓고
도박 파문 서둘러 매듭을”
교계 안팎 ‘종단 정화’ 목청
조계종 도박사건 파문이 교착상태에 들어갔다. 조계종 최고 권력층을 겨냥했던 폭로자는 근거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다. 추문의 당사자로 지목된 조계종 총무원은 명백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 불교계의 쇄신을 위해서라도 관련 의혹에 대해 명백한 매듭을 지을 때가 왔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백양사 도박사건을 폭로했던 성호 스님은 지난 14일 <한겨레>와 만나 “2009년 11월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전후해 자승 스님이 서울 강남의 한 호텔과 홍콩 마카오에서 벌어진 도박 현장에 있었음을 입증하는 녹음·녹화 자료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호 스님은 지난 9일 백양사 도박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한 뒤 일주일이 넘도록 자승 스님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증거가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언론 플레이’만 반복하는 모양새다. 백양사 도박 동영상의 경우 입수 직후 곧바로 언론에 공개하고 뒤이어 검찰에 고발했던 움직임과 비교된다.

이 때문에 도박 파문을 매듭짓기 위해서라도 성호 스님이 의혹 제기의 근거자료를 하루빨리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불교계 인사는 “종단 전체가 도맷금으로 비난받는 상황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면, 성호 스님이 관련 자료를 내놓고, 이를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에서 철저히 조사해 시시비비를 확정짓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종단의 한 관계자는 “승적이 제적되긴 했지만, 부처님 시줏밥을 먹고 살았던 사람으로 종단 정화를 목적으로 한다면 호법부에 증거자료를 제출하고 제소하고 해결을 촉구하는 내부적인 절차를 거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관련 증거자료가 있다면, 폭로하겠다고 말만 하지 말고 이를 호법부에 제출해 조계종 내부가 자정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승 총무원장 쪽이 관련 의혹에 대한 정면대응을 피하고 있는 것도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총무원 호법부는 17일 “백양사 도박사건과 관련해 당시 도박 현장에 있었던 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을 비롯한 8명의 승려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호법부는 백양사 도박사건에 대해 불법 거액 도박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우리가 공개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어 검찰에 바로 넘겨 객관적인 판단을 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무원은 백양사 도박사건과 달리,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자승 총무원장 관련 의혹에 대해선 진상조사 등을 벌일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무원 관계자는 “의혹을 제기한 쪽이 증거를 내놓지도 않았는데, 우리가 먼저 조사를 한다는 게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성호 스님 등이 제기하는 도박 의혹이 사실이라고 믿는 이가 많다는 데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승려는 “고위직 승려들이 강남이나 마카오에서 도박을 했다는 의혹은 당시 교계에서 많이 회자됐던 이야기”라며 “당시 호법부에서 이런 제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뒤늦게 추측과 주장이 무성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승 총무원장이 직접 참석했던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종단 차원의 조사와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 스님은 “지금이라도 호법부가 먼저 나서서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조사해 공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진명선 이경미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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