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79)
동생 용준씨 배상금 밑천 민족일보 기념사업회 출범
박정희세력에 의해 ‘빨갱이 누명’을 쓰고 사형당한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을 기리는 기념사업회가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출범했다.
<민족일보>는 지난 61년 2월13일 창간했으나, 5·16 군사쿠데타 사흘만인 5월19일 계엄사령부에 의해 강제 종간 됐다. 조용수 사장은 사형선고를 받은 지 두달 만인 그해 12월 사형당했다.
기념사업회 발족은 고인의 동생 조용준(79·사진)씨가 국가로부터 받은 배상금을 출연해 성사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1월 유족들이 낸 소송에서 국가는 29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가운데 조씨 몫인 1억8000여만원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발기인 대회에 참석한 조씨는 “당시 <민족일보>를 창간했던 사람들은 모두 역사의 애국자로 남을 것”이라며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사건인만큼 사회적인 추모나 기념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형님 손에 이끌려 민족일보사 기획실에서 근무했던” 인연이 있다.
기념사업회에는 창간 초기 기자로 일했던 김자동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과, 컬럼을 기고했던 김병태 건국대 명예교수 등이 발기인으로 동참했다. 조 사장이 일본에서 교류했던 한학동맹 회원들이 주축이 된 일본 도쿄의 ‘민족일보 포럼’도 이번에 기념사업회 일본지부로 새이름을 갖는다.
기념사업회는 ‘조용수 언론상’을 제정해 정론을 펴는 기자를 발굴해 시상할 계획이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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