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도덕적 권위 상징 ‘수좌승의 힘’

등록 2012-05-27 21:25

“총무원장 사퇴” 성명 뒤
사태수습책 잇따라 나와
조계종 승려의 도박 파문과 관련한 결정적 분기점은 지난 22일 수좌승 10명의 성명 발표였다. “대접받는 중 노릇을 하며 스스로를 속이는 삶을 이어갈 자신이 없다”며 2년 전, 조계종 승적을 반납하고 은둔 수행에 들어간 수경 스님도 이 성명에 참가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이번 사태를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성명 이후 총무원은 사태 수습책을 속속 내놓았다.

그럼에도 수행승들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은 것으로 보였다. 지난 23일 충청도의 한 사찰 근처 개인 거처에서 만난 수경 스님은 “내가 나서서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직접적인 답을 피하면서도 “요즘엔 기도하기도 면구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수경 스님은 지리산에 있는 어느 사찰에 들러 이번 사태에 대한 승려들의 의견을 듣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스님들은 격앙돼 있었다고 한다. 수경 스님은 성명 발표 계기 등을 묻는 기자에게 계속하여 답을 피했다. 몇몇 대화에 대해서도 “비보도”를 요청했는데, 종단의 근본적 쇄신에 대한 목소리가 수행승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는 취지였다.

수경 스님의 고민은 이번 도박 사태를 접하는 다른 수좌승들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 불교계에서는 좀처럼 종단 일에 나서지 않는 원타 스님과 월암 스님이 성명에 참여한 것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월암 스님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성명에 나온 대로”라며 말을 아꼈다. 성명서 발표 이후 조계종의 표상인 수좌승들은 입을 닫고 있다. 다만 그 이면에는 성명의 내용대로 쇄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한 결기도 깃들어 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