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직 뒤에도 ‘복직 로비’ 계속
옛 국가안전기획부 ‘미림’팀장인 공운영(58)씨는 지난 1998년 면직 대상에 포함됐을 때 ‘정치관련 행위자’로 분류됐으며 안기부 안에서 복직 로비를 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98년 3월부터 99년 5월까지 김대중 정부의 초대 안기부장(99년 1월 안기부가 국정원으로 이름을 바꿈)을 지낸 이종찬 전 원장 쪽 관계자는 “정권교체 뒤 직원 800명 정도를 면직시키면서 감찰실에서 작성한 내부 자료를 활용했다”며 “정치관련 행위를 한 사람, 개인신상에 문제가 있는 사람 등 몇 가지 기준을 마련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에 면직시킬 당시에는 공씨가 무슨 일을 했는지 알지 못했는데, 2∼3개월이 지나서 공씨가 복직 로비를 하기 시작했다”며 “그 때서야 공씨가 정치관련 행위자로 분류돼 면직됐고, 김영삼 정부 시절 도청 업무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간부들은 공씨가 ‘중요 업무’에 종사한 최고 전문가이고, 떠들고 다니면 골치가 아프니 복직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복직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왜 공씨를 사법처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정보기관에서 조직이 시킨 일을 했던 사람을 사법처리하기는 어려웠다”며 “형사처벌을 하려 했어도 법원에서 무죄가 나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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