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국가정보원 감찰실장을 지냈던 이건모(60)씨는 28일 “99년 여름께 상부의 지시로 공운영(58)씨로부터 테이프 200여개와 녹취록 등 두 상자 분량을 자진반납받아 당시 천용택 원장에게 내용은 보고하지 않은 채 모두 소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에 ‘엑스파일 관련 나의 입장’이라는 자필 문건을 보내 “이 도청자료는 공개되면 상상을 초월한 대혼란을 야기해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 걸친 붕괴가 올지도 모를 핵폭탄”이라며 “천 원장에게 ‘이 자료의 구체 내용에 접근을 피하시는 게 좋겠다’고 보고한 뒤 99년 12월 내 앞에서 직원들로 하여금 목록과 테이프를 일일이 확인하도록 한 뒤 모두 소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박지원 장관 등 고위층에 테이프 제공 등은 결코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씨는 테이프가 남아 있을 가능성을 두고서는 “회수분은 모두 소각했으나 외부 상황(외부에 남아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장담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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