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카페 사장 및 종업원 등을 상대로 일수금을 주고, 돈을 안 갚는다는 이유로 이들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으로 고아무개(55)씨 등 악덕 사채업자 4명을 검거하고, 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고씨는 지난해 4월 서울 광진구 한 카페 종업원인 이아무개(32)씨에게 200만원을 일수 대출해준 뒤, 매일 2만6천원씩 100일간 갚도록 했고, 돈을 제때 갚지 못하자 “몸이라도 팔아 갚으라”며 수차례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달 이씨의 집에 찾아가 “딸이 어느 학교에 다니느냐, 학원은 다니느냐, 밥이나 먹으러 가자”라고 겁을 주며 이씨를 자신의 승용차로 데리고 간 뒤, 성폭행한 혐의도 사고 있다. 이씨는 이로 인해 원치 않은 임신을 하고 낙태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서울 광진구·중랑구 일대 카페 사장과 종업원들을 상대로 무등록 대부업을 하면서 연이율 500%가 넘는 고금리를 챙겨 그 일대에서 악명이 높았다”고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밝혔다.
함께 검거된 또다른 사채업자 하아무개(55)씨는 지난 2010년 자영업자 나아무개(55)씨에게 300만원을 빌려준 뒤 연 266%의 고금리를 받아 챙기다 나씨가 돈을 갚지 못하자 지난해 4월 나씨의 사무실에 찾아가 “죽여버리겠다”며 주먹과 발로 때린 뒤 1000만원을 갚는다는 차용증을 강제로 쓰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씨는 또 돈을 갚기로 한 날이 지나자, 나씨 명의로 1700만원 상당의 승용차를 구입해 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무등록 대부업자 함아무개(50)씨도 지난해 12월 주부인 이아무개(38)씨에게 대출금 200만원을 빌려준 뒤, 이씨가 돈을 갚지 못하자 전화나 문자로 “집에 찾아가겠다. 저녁에 남편하고 같이 보자”라며 수차례에 걸쳐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주부 이씨는 대출금을 갚기 위해 함씨가 소개해준 사람을 포함해 모두 28명의 대부업자에게 돈을 빌려 돌려막기를 하다 빚이 6000만원까지 늘어났다.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불법 사금융은 경제적 약자를 착취하는 대표적인 범죄”라며 “금융감독원·지방자치단체 등 관계 기관과 협조해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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