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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한열이 죽음과 바꾼 민주주의 온전히 실현해야”

등록 2012-06-06 19:54

최종태(47·왼쪽)씨와 정성원(48)씨
최종태(47·왼쪽)씨와 정성원(48)씨
이한열 25주기 추모제 최종태 총감독·사회자 정성원씨
당시 연세대생으로 함께 활동
“죽음의미 옅어져가 안타까워”
박원순 시장도 특별강연 나서

정성원(48·오른쪽)씨는 25년 전 시위 현장에서 발견한 운동화 한 짝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1987년 6월9일, 다음날 열릴 ‘6·10 호헌철폐 국민대회’를 앞두고 연세대 학생들이 개최한 결의대회에서 당시 총학생회 총무부장이던 정씨는 사회를 맡았다. 집회가 끝날 무렵, 한 여학생이 주인 잃은 운동화 한 짝을 건넸다.

“신발 잃어버린 사람은 학생회실에 와서 찾아가라고 집회 참가자들에게 알렸는데 끝내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어요. 알고보니 그게 한열이 신발이었더라고요.” 당시 연세대 경영학과 2학년 이한열은 교문앞 시위 도중 전투경찰이 쏜 직격탄에 머리를 맞아 쓰러졌고, 한 달 뒤 숨졌다. 이 사건은 6·10항쟁의 도화선이자, 노태우정부로부터 대통령 직선제를 도입하는 ‘6·29선언’을 이끌어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오는 8일 저녁 6시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리는 이한열 열사 25주기 추모행사에서 정씨는 다시 마이크를 잡는다. 신학대학 84학번으로 학창시절 절친인 영화감독 최종태(47·왼쪽)씨가 이번 행사의 총감독을 맡았다.

6일 연세대 이한열 동산에서 만난 두 사람은 25년 전을 추억하며 상념에 잠겼다. “그날 이후 늘 한열이에게 부채의식이 있었다”는 정씨는 졸업 뒤 시민운동에 뛰어들었다. 참여연대 기획실장, 희망제작소 부소장을 거쳐 지난해부터는 수원시 평생학습관장으로 일하고 있다.

최씨는 재학시절 신학대 종교극회 회장을 맡아 상황극을 연출했다. 학생회 행사에도 참여해 상황극을 올리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졸업 뒤 영화감독의 길을 걸어 <플라이 대디>, <해로> 등을 만들었다. 영화감독 지망생 시절이던 15년 전 그는 이한열 10주기 행사도 연출했다.

“한열이가 숨진 그해에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그뒤 5주기, 10주기, 15주기 때마다 선거가 돌아온다. 지금 우리가 당연히 누리는 권리가 당시 한열이의 죽음으로 이뤄낸 것인데, 갈수록 의미가 옅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최씨는 말했다. 이에 정씨는 “선배 세대가 제도적 민주화를 만들어냈다면, 후배 세대들이 일상 생활에서 민주주의를 온전히 실현시키는 일이 남았다. 선후배가 한열이의 정신을 공유하면서 지금 닥친 현실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추모제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청춘에 답하다’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노래를찾는사람들·한겨레평화의나무합창단의 공연이 이어진다. 박 시장은 87년 연대 학생들이 최루탄 발사를 명령한 서대문경찰서장 등을 서울지검에 고발할 당시 학생쪽 변호인단에 참여한 인연이 있다.

글·사진/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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