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수(53) 화백
최병수 작가, 영정 등 7~8점 약속
1987년 6월 민주항쟁 복판에는 최루탄에 맞아 숨진 연세대생 이한열군이 있었다. 그는 이후 민주화운동 내내 한번도 사라지지 않았다. 최병수(53·사진) 화백이 만든 ‘이한열 대형 영정’과 ‘한열이를 살려내라!’ 걸개그림으로 해마다 그를 되살려냈기 때문이다.
이 그림들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영구 기증된다. 최 화백은 7일 “사업회가 벌이고 있는 민주화운동 사료 모으기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시대의 산물이니 개인이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그림들은 그 자체로 폭압의 시대를 목도하고 증언해왔다. 최 화백이 열사의 장례식에 헌사한 최초의 영정은 이듬해 1주기 추모제에서 반대세력에 의해 칼로 난도되었고, 다시 그린 영정도 이후 추모제에서 누군가가 분사 물감을 뿌려 분탕질됐다.
최 화백은 “경찰의 최루탄으로 희생당한 이에게 또다시 그런 폭력을 저질렀던 시대”라며 “최초 영정은 결국 분실되었고, 스프레이로 훼손된 뒤 복원한 영정 그림을 이번에 기증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걸개그림 ‘한열이를 살려내라!’는 최 화백의 대표적 민중화로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 보관중인 원본의 복제본을 기증한다. 또 다른 복제본은 연세대에서 보관해 전시중이다.
전수학교 중퇴 이후 목수 일을 하던 그는 83년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시위·노동현장을 다니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현장 민중 예술가로 우뚝 섰다. 90년대 이후 환경·평화·인권 등으로 관심을 넓혀가고 있다. 2005년 위암을 얻어 요양차 옮겨간 전남 여수시 화정면 백야리에 정착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사업회의 이인수 사료관 부장은 “걸개그림·영정·장산곶매 등 7~8점의 그림을 기증하는 것을 원칙으로, 시기와 활용 방식은 실무적으로 구체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업회는 남산의 옛 국가안전기획부 시설에 입주하는대로 전시관을 만들어 수집 사료들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서울시도 긍정적이어서 예산과 시기 등을 논의중이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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