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장 “퇴폐공연팀 블랙리스트 작성”

구청별로 파악후 단속 착수

"사회적 통념에 맞지 않는 퇴폐적인 공연을 하

는 팀의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서울시 산하 공연에는 초청하지 않도록 하라"

이명박 서울시장은 지난달 30일 MBC `음악캠프' 출연자의 알몸 노출 방송사고와 관련, 1일 오전 서울시 정례 간부회의에서 "서울시가 각 구청을 통해 그러한 공연이 불법으로 이뤄지는 곳이 어디인지 일제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이 시장은 "당사자들이 경찰 조사과정에서 `홍익대 앞 공연장에서 매일밤 통상 적으로 하고 있는 공연'이라고 했는데 사회통념상 맞지 않는 그런 공연이 단속도 안 되고 있었던 것이냐"며 "구청별로 단속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공영방송에서 그런 장면이 나갔다는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라며 " 국가적 관리가 제대로 안돼 이런 일이 생긴 것이고 이대로 방치하면 어디까지 갈 지 모른다"며 문화관광부 등 관련기관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미술교사 부부 누드사진'이 1.2심에서는 무죄, 대법원에서는 유 죄 판결을 받은 것처럼 지금은 예술성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시대"라며 "이번 사건 도 공연의 저해라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지만 공중장소에 서의 퇴폐적 공연에 대해서는 단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동남아의 2류 국가들이 하는 것까지 서울에서 이뤄져야 하느냐"며 " 이는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서울문화도시 10개년 계획' 등에 어긋나는 반문화적인 활동"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유명 포털사이트의 관련기사에는 네티즌들이 수백여개의 댓글을 남기는 등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jangkyae'라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은 "사회주의 국가도 아니고, 아무리 일부 공연이 문제가 있다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라는 것은 옳지 않다"며 "그 기준을 누가 만들고 어떤 근거로 작성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mouna'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도 "문화는 단순히 규제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다양한 밴드들이 건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시설을 정비하고 장소를 육성해야 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그러나 `soonghun'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시간이 흘러서 이 사건이 잊혀질만 하면 또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다"며 "이번 기회에 강력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찬성 의견을 나타냈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홍대나 일부 지역에서 이번 사건과 유사한 공연이 있는 지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봤다"며 "전문가의 의견을 들은 뒤 시와 자치구가 협의해 빠른 시일안에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