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락이 작성…검찰이 제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의 내부 동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됐음을 보여주는 문건이 18일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재판에서 공개됐다. 이 대통령이 공직자 감찰기구라는 명목으로 설치한 지원관실을 ‘사직동팀’처럼 직할 운영했다는 의혹이 확인된 것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부(재판장 심우용) 심리로 열린 이영호(48)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진경락(45)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의 재판에서, 이들의 민간인 불법사찰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검찰 쪽 증거목록 가운데 진 전 과장이 2009년 11월12일 작성한 ‘공직윤리지원관 거취 관련 VIP(브이아이피) 보고’라는 문건이 공개됐다. 문건 내용까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지원관실의 수장이었던 이인규(56) 전 지원관의 거취 문제를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음을 보여주는 제목이다.
그동안 지원관실이 ‘비선’을 통해 이 대통령에 보고한다는 내용이 담긴 이른바 ‘일심 충성’ 문건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실제로 지원관실이 생산한 보고용 문건 가운데 ‘브이아이피 보고’를 직접 언급한 제목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장진수 전 지원관실 주무관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그때 지원관실 보고 라인을 비선이 아닌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인규 전 지원관을 교체하려고 만든 문건이었다”며 “문건에는 이 전 지원관 후임으로 총리실 국장 2명과 감사원 출신 1명이 거명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은 “문건에는 야당을 제압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도 들어 있었고, 진 전 과장이 워드로 만든 문건에 신문스크랩을 붙이고 형광펜을 칠하고 연필로 주석을 달았었다”며 “진 전 과장은 그런 형식으로 똑같이 베껴서 모두 5부를 만들라고 시켰고 ‘대통령님께 보고할 내용’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태규 박태우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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