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발행된 종합일간지들. 가 지난 1월28일 토요판 첫 호를 낸 이래 와 도 잇따라 토요판을 발행하며 개성 있는 1면을 선보이고 있다.
[토요판] 특집
<한겨레> 토요판 6개월
<한겨레> 토요판 6개월
만들다 (업무량에 치여) 토 나온다고 ‘토요~판’인가. 지난 1월 말 토요일치 신문 개편 첫 호를 준비하며 ‘토요판’이라는 생소한 이름을 한겨레 제호 옆에 붙이기로 결정했을 때, 토요판팀에서는 이런 썰렁한 농담이 오갔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났다. 그사이 <중앙일보>와 <경향신문> 등 다른 신문도 각자의 방식으로 ‘토요판’을 내기 시작했다. 토요판이라는 파격은 이제 토요일치 종합일간지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토요판. 2012년 1월28일 <한겨레>가 1면 제호 옆에 빨간색 세 글자 ‘토요판’을 새겨넣기 전까지 한국 신문업계에 존재하지 않았던 용어다. 한겨레가 언론계 안팎의 기대와 우려 속에서 토요일치 신문을 새롭게 낸 지 6개월, 토요판은 이날 발행하는 종합일간지의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21일 현재, 토요판을 내고 있는 신문은 한겨레와 <한국일보>·<중앙일보>·<경향신문>·<국민일보> 등이다. 이들 토요판은 각자의 방식으로 지금까지 신문에서 볼 수 없었던 긴 호흡의 기사 및 기획물을 선보이며 신문 독자의 ‘읽는 즐거움’을 책임지고 있다.
한겨레 1월28일 첫 시도 뒤
대세가 된 토요판 발행
새로운 형식에 고급콘텐츠 장착
‘이야기’ 있는 긴 호흡의 기사
잡지 형태 신문으로 재탄생 대학생 등 젊은층들의
“신문은 지루하다”는 인식 깨
독자에 더 가까이 가려는 노력
내용의 차별화 더 고민할 때 한국 H, 중앙 Saturday, 국민 K… 토요판을 가장 먼저 선보인 신문은 한겨레였다. 지난 1월28일 토요판 첫호 1면부터 한겨레는 전면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크기의 사진과 기사를 ‘커버스토리’의 이름으로 내보냈다. 세계적인 작곡가 고 윤이상씨의 행적 논란을 다룬 커버스토리(‘간첩딱지 붙이기 놀이는 그만’)는 1면에서 그친 게 아니라 3면과 4면으로 이어졌다. 강렬한 이미지의 사진을 1면 머리에 올린 과감한 편집과 3면의 거의 전체를 차지한 이수자씨(윤이상씨의 부인) 단독 인터뷰 등 깊이 있는 내용, 200자 원고지 기준 30~40매에 이르는 기사 분량 등은 과거 신문에서 보기 힘든 파격이었다. 기획성 커버스토리에 집중하는 대신 제작 당일 발생한 뉴스는 5면부터 8면까지 이어지는 ‘오늘’면에 압축해 실었다. 한겨레 토요판은 단순 정보가 아니라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현장의 목소리에 좀더 귀를 기울이는 ‘르포’, 사건·현상의 이면까지 톺아보는 ‘뉴스분석 왜?’는 한겨레 토요판이 새롭게 마련한 콘텐츠였다. 사실관계를 병렬적으로 늘어놓는 ‘긴 기사’가 아니라 내러티브(서사)가 살아 있는 지면, ‘가족’과 ‘생명’은 기존 신문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거나 작게 취급되던 가족의 일상과 동물의 삶을 본격적으로 다뤄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각계의 전문가에게 지면을 개방한 것도 한겨레 토요판의 특징이었다. 굵직한 사건·사고의 감춰진 이야기를 파헤친 ‘김형태 변호사의 비망록’과 1970년대 유신체제의 추악한 모습을 고발한 ‘한홍구의 유신과 오늘’, 심층 인터뷰 기사인 ‘김두식의 고백’ 등은 한겨레 토요판을 대표하는 인기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토요판 바람’을 이어간 신문은 한국일보와 중앙일보였다. 한국일보는 지난 3월3일 자사의 영문 이니셜을 딴 토요판 ‘에이치’(H)를 내기 시작했고, 중앙일보는 같은 달 17일부터 토요일치 신문을 토요판 ‘새터데이’(Saturday)라는 이름으로 발행하고 있다. 한국일보 토요판은 과거 ‘본지 속의 섹션’ 형태로 발행했던 8면짜리 주말 에디션 에이치의 확대·개편 형태였다. 우선 1면부터 ‘에이치 커버스토리’를 내세워 평일치 신문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커버스토리 관련 기획기사는 2~3면이나 14~15면 등 2개면에 더 펼쳤다. 에이치의 주요 콘텐츠는 커버스토리 이외에도 조재우 선임기자의 심층 인터뷰 기사인 ‘조재우의 공감’과 최윤필 선임기자의 기명칼럼 ‘공간엿보기’, 국내외 소식을 집중적으로 전하는 ‘에이치 뷰(view)’ 및 ‘에이치 월드뷰’, 한면 전체를 차지하는 화보 ‘에이치 렌즈뷰’ 등이다. 에이치의 제작·편집을 총괄하고 있는 황상진 한국일보 디지털뉴스부장(부국장)은 19일 “토요일치 신문은 사실상 월요일 아침까지 독자의 주말 48시간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재미와 심층성, 그리고 시의성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며 “특히 3개면에 걸쳐 실리는 커버스토리는 주말 내내 에스엔에스(SNS) 등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 채우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1면 편집의 관성이 허물어지다 과거 본지와 별도로 토요섹션 ‘제이’(j)를 발행해왔던 중앙일보는 ‘놀토에 읽는 가족신문’을 목표로 제이 대신 새로운 토요판 새터데이를 만들고 있다. 1면에서 시작하는 커버스토리는 15면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새터데이 지면에서 좀더 길게 이어진다. 당일 뉴스는 1면 일부와 14면 이전으로 몰았다. 뉴스의 이면을 짚는 ‘뉴스 속으로’와 국내외의 다양한 화제를 다루는 ‘세상 속으로’, 화제의 인물을 조명하는 ‘사람 속으로’ 등이 새터데이를 대표하는 뉴스 콘텐츠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강운구씨의 작품을 새터데이 가장 앞면에 배치한 것도 이 신문 토요판의 특징이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20일 “노는 토요일을 겨냥해 온 가족이 읽을 수 있는 신문을 만들자는 것이 토요판의 콘셉트”라며 “기자들의 실제 경험을 담은 체험형 레저기사 ‘기자들이 간다 좌충우돌 1박2일’ 등 ‘이야기’(story)와 ‘사람’(people), ‘재미’(fun)가 살아 있는 지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과 국민일보는 각각 6월16일, 7월7일부터 토요판이라는 이름으로 요일판을 내고 있다. 경향신문은 지난달 30일 40대 미혼 남녀 증가 현상을 다룬 ‘난 40대 싱글’ 기획기사를 시작으로 화성연쇄살인사건(1986~1991년) 후일담을 다룬 ‘미치도록 잡고 싶다, 그놈’(7월7일치), 홍대 상권의 흥망성쇠를 조명한 ‘홍대 앞은 쩐의 전쟁’(7월14일치) 등을 커버스토리로 내보냈다. 이기수 경향신문 주말기획팀장은 “평일치 신문이 논쟁적이거나 무거운 이슈를 주로 다룬다면, 토요일치에서는 상대적으로 가벼우면서도 꼭 한번쯤 되짚어봐야 할 뉴스에 강조점을 찍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의 토요판 ‘케이’(K)는 1~3면으로 이어지는 커버스토리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서울신문>은 토요판이라는 이름을 쓰지는 않지만 매주 토요일치 신문을 통해 커버스토리 형식의 기획기사를 보도하고 있다. 종합일간지의 토요판 발행 흐름에 대한 언론계 안팎의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김성후 <기자협회보> 기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행하는 월간지 <신문과 방송> 5월호(특집 ‘신문 주말판의 변신’)에서 “(각 신문 토요판이) 새로운 형식에 고급 콘텐츠를 장착한 잡지 형태의 신문으로 재탄생했다. 호흡이 긴 기획기사와 인터뷰, 읽을거리를 적절하게 접목시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각 신문 토요판이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는 가장 큰 이유는 활자매체만의 특장이라 할 수 있는 ‘읽는 재미’로 승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겨레 등 토요판을 내는 신문은 과거 딱딱하기만 했던 1면 지면을 과감히 헐어 대형 사진과 함께 오랜 기간 기획·취재한 커버스토리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원용진 서강대 교수(커뮤니케이션학부)는 “그동안 변화를 외면해온 한국 신문이 토요판 발행과 함께 독자의 일상으로 좀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며 “대학생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신문은 딱딱하고 무거운 것’이라는 인식이 넓게 퍼져 있는 상황에서 각 신문 토요판의 새로운 형식과 내용은 신문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적잖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정민 전남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각 신문 토요판이 종이신문 독자를 위한 읽을거리 제공에 집중하는 방향은 옳다고 본다”며 “토요판의 편집과 구성이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만큼 각 신문이 내용의 차별화를 어떻게 보여줄지도 이제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과감히 지면 개방하라” 반면 토요판 기사 소재의 다양화와 ‘킬러 콘텐츠’의 발굴은 여전히 숙제라는 지적이다. 정준희 중앙대 강사(신문방송학과)는 “영국을 대표하는 일간지 <가디언>의 경우, 평일판과 차별화된 편집 정책을 취하는 토요판과 일요판 <옵서버>는 평일치에 견줘 콘텐츠의 분량은 물론 범위와 깊이도 훨씬 더 넓고 깊다”며 “신문 제작인력이 늘 부족한 한국 일간지의 특성상 콘텐츠의 양으로 승부하기 어렵다면 독자를 가판대로 이끌 수 있도록 토요판만의 히트 상품 개발에 좀더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디언 토요판은 본지 48면과 32면짜리 지투(G2) 섹션 등으로 구성되는 평일치와 달리 본지 56면과 기타 섹션 260면 등으로 이뤄진다. 신문 가격도 평일치는 1.2파운드(2100원대), 토요판은 2.1파운드(3700원대)로 다르다. 이완수 동서대 교수(영상매스컴학부)는 “티브이와 인터넷, 스마트폰 등 뉴미디어 매체에 정보전달 기능을 내준 신문이 토요판을 통해 비로소 ‘읽을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변화”라면서도 “다만 일부 신문 토요판은 여전히 독자가 ‘읽고 싶은 기사’가 아니라 신문사 내부 구성원이 ‘만들고 싶은 기사’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 이 교수는 “신문 콘텐츠의 다양화와 내용의 전문화를 위해 지면의 상당 부분을 좀더 과감히 각계 전문가에게 개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대세가 된 토요판 발행
새로운 형식에 고급콘텐츠 장착
‘이야기’ 있는 긴 호흡의 기사
잡지 형태 신문으로 재탄생 대학생 등 젊은층들의
“신문은 지루하다”는 인식 깨
독자에 더 가까이 가려는 노력
내용의 차별화 더 고민할 때 한국 H, 중앙 Saturday, 국민 K… 토요판을 가장 먼저 선보인 신문은 한겨레였다. 지난 1월28일 토요판 첫호 1면부터 한겨레는 전면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크기의 사진과 기사를 ‘커버스토리’의 이름으로 내보냈다. 세계적인 작곡가 고 윤이상씨의 행적 논란을 다룬 커버스토리(‘간첩딱지 붙이기 놀이는 그만’)는 1면에서 그친 게 아니라 3면과 4면으로 이어졌다. 강렬한 이미지의 사진을 1면 머리에 올린 과감한 편집과 3면의 거의 전체를 차지한 이수자씨(윤이상씨의 부인) 단독 인터뷰 등 깊이 있는 내용, 200자 원고지 기준 30~40매에 이르는 기사 분량 등은 과거 신문에서 보기 힘든 파격이었다. 기획성 커버스토리에 집중하는 대신 제작 당일 발생한 뉴스는 5면부터 8면까지 이어지는 ‘오늘’면에 압축해 실었다. 한겨레 토요판은 단순 정보가 아니라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현장의 목소리에 좀더 귀를 기울이는 ‘르포’, 사건·현상의 이면까지 톺아보는 ‘뉴스분석 왜?’는 한겨레 토요판이 새롭게 마련한 콘텐츠였다. 사실관계를 병렬적으로 늘어놓는 ‘긴 기사’가 아니라 내러티브(서사)가 살아 있는 지면, ‘가족’과 ‘생명’은 기존 신문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거나 작게 취급되던 가족의 일상과 동물의 삶을 본격적으로 다뤄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각계의 전문가에게 지면을 개방한 것도 한겨레 토요판의 특징이었다. 굵직한 사건·사고의 감춰진 이야기를 파헤친 ‘김형태 변호사의 비망록’과 1970년대 유신체제의 추악한 모습을 고발한 ‘한홍구의 유신과 오늘’, 심층 인터뷰 기사인 ‘김두식의 고백’ 등은 한겨레 토요판을 대표하는 인기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토요판 바람’을 이어간 신문은 한국일보와 중앙일보였다. 한국일보는 지난 3월3일 자사의 영문 이니셜을 딴 토요판 ‘에이치’(H)를 내기 시작했고, 중앙일보는 같은 달 17일부터 토요일치 신문을 토요판 ‘새터데이’(Saturday)라는 이름으로 발행하고 있다. 한국일보 토요판은 과거 ‘본지 속의 섹션’ 형태로 발행했던 8면짜리 주말 에디션 에이치의 확대·개편 형태였다. 우선 1면부터 ‘에이치 커버스토리’를 내세워 평일치 신문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커버스토리 관련 기획기사는 2~3면이나 14~15면 등 2개면에 더 펼쳤다. 에이치의 주요 콘텐츠는 커버스토리 이외에도 조재우 선임기자의 심층 인터뷰 기사인 ‘조재우의 공감’과 최윤필 선임기자의 기명칼럼 ‘공간엿보기’, 국내외 소식을 집중적으로 전하는 ‘에이치 뷰(view)’ 및 ‘에이치 월드뷰’, 한면 전체를 차지하는 화보 ‘에이치 렌즈뷰’ 등이다. 에이치의 제작·편집을 총괄하고 있는 황상진 한국일보 디지털뉴스부장(부국장)은 19일 “토요일치 신문은 사실상 월요일 아침까지 독자의 주말 48시간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재미와 심층성, 그리고 시의성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며 “특히 3개면에 걸쳐 실리는 커버스토리는 주말 내내 에스엔에스(SNS) 등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 채우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1면 편집의 관성이 허물어지다 과거 본지와 별도로 토요섹션 ‘제이’(j)를 발행해왔던 중앙일보는 ‘놀토에 읽는 가족신문’을 목표로 제이 대신 새로운 토요판 새터데이를 만들고 있다. 1면에서 시작하는 커버스토리는 15면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새터데이 지면에서 좀더 길게 이어진다. 당일 뉴스는 1면 일부와 14면 이전으로 몰았다. 뉴스의 이면을 짚는 ‘뉴스 속으로’와 국내외의 다양한 화제를 다루는 ‘세상 속으로’, 화제의 인물을 조명하는 ‘사람 속으로’ 등이 새터데이를 대표하는 뉴스 콘텐츠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강운구씨의 작품을 새터데이 가장 앞면에 배치한 것도 이 신문 토요판의 특징이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20일 “노는 토요일을 겨냥해 온 가족이 읽을 수 있는 신문을 만들자는 것이 토요판의 콘셉트”라며 “기자들의 실제 경험을 담은 체험형 레저기사 ‘기자들이 간다 좌충우돌 1박2일’ 등 ‘이야기’(story)와 ‘사람’(people), ‘재미’(fun)가 살아 있는 지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과 국민일보는 각각 6월16일, 7월7일부터 토요판이라는 이름으로 요일판을 내고 있다. 경향신문은 지난달 30일 40대 미혼 남녀 증가 현상을 다룬 ‘난 40대 싱글’ 기획기사를 시작으로 화성연쇄살인사건(1986~1991년) 후일담을 다룬 ‘미치도록 잡고 싶다, 그놈’(7월7일치), 홍대 상권의 흥망성쇠를 조명한 ‘홍대 앞은 쩐의 전쟁’(7월14일치) 등을 커버스토리로 내보냈다. 이기수 경향신문 주말기획팀장은 “평일치 신문이 논쟁적이거나 무거운 이슈를 주로 다룬다면, 토요일치에서는 상대적으로 가벼우면서도 꼭 한번쯤 되짚어봐야 할 뉴스에 강조점을 찍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의 토요판 ‘케이’(K)는 1~3면으로 이어지는 커버스토리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서울신문>은 토요판이라는 이름을 쓰지는 않지만 매주 토요일치 신문을 통해 커버스토리 형식의 기획기사를 보도하고 있다. 종합일간지의 토요판 발행 흐름에 대한 언론계 안팎의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김성후 <기자협회보> 기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행하는 월간지 <신문과 방송> 5월호(특집 ‘신문 주말판의 변신’)에서 “(각 신문 토요판이) 새로운 형식에 고급 콘텐츠를 장착한 잡지 형태의 신문으로 재탄생했다. 호흡이 긴 기획기사와 인터뷰, 읽을거리를 적절하게 접목시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각 신문 토요판이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는 가장 큰 이유는 활자매체만의 특장이라 할 수 있는 ‘읽는 재미’로 승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겨레 등 토요판을 내는 신문은 과거 딱딱하기만 했던 1면 지면을 과감히 헐어 대형 사진과 함께 오랜 기간 기획·취재한 커버스토리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원용진 서강대 교수(커뮤니케이션학부)는 “그동안 변화를 외면해온 한국 신문이 토요판 발행과 함께 독자의 일상으로 좀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며 “대학생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신문은 딱딱하고 무거운 것’이라는 인식이 넓게 퍼져 있는 상황에서 각 신문 토요판의 새로운 형식과 내용은 신문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적잖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정민 전남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각 신문 토요판이 종이신문 독자를 위한 읽을거리 제공에 집중하는 방향은 옳다고 본다”며 “토요판의 편집과 구성이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만큼 각 신문이 내용의 차별화를 어떻게 보여줄지도 이제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과감히 지면 개방하라” 반면 토요판 기사 소재의 다양화와 ‘킬러 콘텐츠’의 발굴은 여전히 숙제라는 지적이다. 정준희 중앙대 강사(신문방송학과)는 “영국을 대표하는 일간지 <가디언>의 경우, 평일판과 차별화된 편집 정책을 취하는 토요판과 일요판 <옵서버>는 평일치에 견줘 콘텐츠의 분량은 물론 범위와 깊이도 훨씬 더 넓고 깊다”며 “신문 제작인력이 늘 부족한 한국 일간지의 특성상 콘텐츠의 양으로 승부하기 어렵다면 독자를 가판대로 이끌 수 있도록 토요판만의 히트 상품 개발에 좀더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디언 토요판은 본지 48면과 32면짜리 지투(G2) 섹션 등으로 구성되는 평일치와 달리 본지 56면과 기타 섹션 260면 등으로 이뤄진다. 신문 가격도 평일치는 1.2파운드(2100원대), 토요판은 2.1파운드(3700원대)로 다르다. 이완수 동서대 교수(영상매스컴학부)는 “티브이와 인터넷, 스마트폰 등 뉴미디어 매체에 정보전달 기능을 내준 신문이 토요판을 통해 비로소 ‘읽을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변화”라면서도 “다만 일부 신문 토요판은 여전히 독자가 ‘읽고 싶은 기사’가 아니라 신문사 내부 구성원이 ‘만들고 싶은 기사’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 이 교수는 “신문 콘텐츠의 다양화와 내용의 전문화를 위해 지면의 상당 부분을 좀더 과감히 각계 전문가에게 개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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