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7) 할머니
김복동 할머니, 내일 LA 일본 영사관 앞에서 수요시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7·사진) 할머니가 지난 21일 미국 위싱턴으로 떠났다. 2007년 미국 하원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정부의 공식시인과 사과를 요구하는 결의안’ 채택 5돌 기념 행사에 참석하고자 먼 길을 나선 것이다.
김 할머니는 백내장으로 왼쪽 눈이 완전 실명 상태다. 지난 19일 서울 충정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쉼터 ‘우리집’에서 만난 김 할머니는 아픈 몸을 이끌고 미국까지 가는 이유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서”라고 또박또박 말했다.
김 할머니는 14살 때 일본군에 끌려갔다. “경상남도 양산에 살았는데 일본군이 군복 만드는 일 시킨다고 처녀를 뽑아간다고 하더라고. 동네 처녀들은 결혼이라도 해서 피해보려고 했지. 그런데 젊은 남자들은 다 군대로 끌려간 뒤라 마흔 먹은 남자랑도 결혼하기 힘들었어. 가난한 사람들은 결혼도 못시키고 안 보내면 반역죄로 다스리겠다 하니까 별 수 없이 끌려갔지.” 그 길로 김 할머니는 8년 동안 중국·타이·말레이시아를 떠돌았다. “어제 만난 사람은 까먹어도 60년이 넘게 지난 그 시절은 절대 잊을 수가 없어.”
25일은 1992년부터 이어져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1032번째로 열리는 날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7번째 수요시위부터 참석해온 김 할머니에게 이번 수요시위는 특별하다. 워싱턴에서 행사를 마친 뒤 로스엔젤레스로 날아가 일본 영사관 앞에서 수요시위를 하기로 했다. 로스엔젤레스에선 현재 위안부 기림비 설치 운동이 벌어지고 있지만 일본 영사관 등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김 할머니는 “미국에 위안부 기림비를 세우는 데 꼭 한 몫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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