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유소 판매수법 갈수록 지능화
유가 인상으로 가짜(유사) 휘발유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가짜를 파는 일부 주유소와 단속반의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단속차량에 추적장치를 달거나 리모컨으로 가짜와 진짜 휘발유를 선택적으로 주유하고 있으며, 단속반은 일반차량으로 위장한 특수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광주 광산경찰서는 지난달 24일 새벽 2시께 광산구 도산동 석유품질검사소 호남지소 단속차량에 위성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하려 한 주유소 종업원 김아무개(34)씨를 2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석유 호남지소 단속 차량 5대 중 3대에 이미 이 장치가 부착돼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동일 범행인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짜 휘발유를 판매하면서 단속을 피하려고 단속반 차량에 이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며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주유소 저장 탱크 등 현장 시설을 점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계량기 손잡이 조작=대전시 중구 ㅍ주유소는 지난달 21일 주유소 지하에 이중 저장 탱크를 설치해 유사휘발유를 판매하다가 적발됐다.
이 주유소는 지하에 유사 휘발유 저장 탱크를 따로 설치하고 주유기 가격표지판이나 리모컨으로 작동해 선택적으로 주유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주유소는 주유기 가격표지판의 ‘F2’단추를 눌러 유사 휘발유를 넣다가 단속 차량이 오면 태연하게 ‘F1’단추를 눌러 정상 제품을 주유해 단속을 피했다.
대전중부경찰서는 지난 5월부터 이런 방법으로 유사 휘발유 18억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로 이 주유소 대표 양아무개(45)씨 등 2명을 구속하고, 1명을 수배했다. 경찰 관계자들은 “기름값이 오르자 일부 주유소에서 유사 휘발유를 정상 제품인 것처럼 속여 한탕주의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 지능화에 첨단 단속=산자부 산하 석유품질검사소는 올해 8천만원을 들여 제작한 ‘비노출 검사 시험차량’을 도입해 단속에 활용하고 있다.
이 차량은 일반 승용차처럼 보이지만 트렁크에 첨단장비가 설치돼 가짜 휘발유가 들어가는 순간 톨루엔과 용제류 수치가 정상보다 높게 나타나는 첨단 차량이다. 석유품질검사소는 이 차량의 색상과 차량 번호를 바꿔가며 전국을 돌며 ‘암행단속’을 계속하고 있다.
석유품질검사소는 지난해 가짜 휘발유를 판매한 주유소 102곳을 적발했으며, 올들어 6월까지 유사 휘발유를 판매한 주유소 40곳을 단속했다.
석유품질검사소는 지난해 가짜 휘발유를 판매한 주유소 102곳을 적발했으며, 올들어 6월까지 유사 휘발유를 판매한 주유소 40곳을 단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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