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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우면산 산사태 보상 100만원, 다리 새 단장엔 수천만원…피해주민들 ‘어처구니없는 서초구’

등록 2012-07-31 16:22수정 2012-07-31 22:41

우면산 산사태 1주기였던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전원말6길을 따라 흐르는 개천에 나란히 놓인 시멘트 다리(위)와 철골 다리 위에 지역주민들과 서초구청 관계자 등이 올라가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우면산 산사태 1주기였던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전원말6길을 따라 흐르는 개천에 나란히 놓인 시멘트 다리(위)와 철골 다리 위에 지역주민들과 서초구청 관계자 등이 올라가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수해복구때 시멘트 다리 지은 뒤
한달뒤 ‘보기 안좋다’ 철골로 교체
“사람 왕래 많지 않은데 세금 낭비”
지난해 7월 우면산 산사태 때 침수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50만원에서 100만원가량 피해보상을 했던 서울 서초구가 수해복구 공사를 하면서 개천에 시멘트 다리를 지은 지 한달 만에 ‘보기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수천만원을 들여 철골구조 다리 공사를 다시 했다. 주민들은 “산사태 피해 주민들에겐 천재지변이라며 보상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엉뚱한 곳에 세금을 쓴다”며 반발하고 있다.

31일 서울 서초구 전원말6길 옆에는 우면산에서 남태령쪽으로 너비 3m 안팎의 개천이 흐르고 있다. 전원마을 남쪽 끝에 있는 이 개천을 건너면 시유지와 전주이씨 종친회 소유의 땅이 나온다.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이 땅엔 주말농장 경작지와 사람이 살고 있는 비닐하우스 5채가 있을 뿐 평소엔 사람의 왕래가 많지 않은 곳이다.

이 때문에 서초구도 우면산 산사태 복구 과정에서 이 개천의 폭을 넓히면서도 개천 다리 공사는 설계에 넣지 않았다가 공사 막바지인 지난 6월 초에야 시멘트 다리 4개를 시공했다.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이 자비를 들여 만든 다리가 개천 확장 때문에 사라지자 수해복구 현장을 찾은 진익철 서초구청장에게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초구는 시멘트 다리를 만든 지 한달여 만인 최근 다시 철골구조에 나무 발판과 난간까지 덧댄 다리로 다시 시공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주말이면 개천을 따라 나 있는 우면산 등산로로 등반객들이 지나다니는데 이들이 시멘트 다리가 미관상 좋지 않다며 민원을 제기해 왔다”고 설명했다. 시멘트 다리는 시공비를 포함해 개당 100만원가량, 철골 다리는 개당 700만~80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개천 다리 건설에 최소한 3000만원 이상이 든 것이다.

서초구 방배동 전원마을은 지난해 7월27일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 때 16명의 사망자 중 가장 많은 6명이 숨졌고 210가구 대다수가 침수됐을 만큼 피해가 심각했던 곳이다. 하지만 서초구는 천재지변이라는 이유로 이들에게 가구당 100만원씩의 피해보상만 했을 뿐이다. 그나마도 50만원은 벽지와 장판 교체비 명목으로 준 것이어서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들의 보상금은 50만원에 불과했다. 이러다보니 전원마을 주민 처지에선 무계획한 일처리로 개천 다리에 3000만원 이상의 예산을 쓴 서초구가 곱게 보일 리 없다.

우면산 산사태 때 침수피해를 입은 한 전원마을 주민은 “천재지변이라는 이유로 피해보상은 쥐꼬리만큼 해놓고 서초구가 한달 새 두번이나 개천 다리 공사를 하면서 터무니없이 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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