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 디자이너 코시노 히로코(가운데)가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바탕으로 디자인한 올림픽 유니폼을 입은 일본체조 대표팀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사히> 영문판 갈무리
런던올림픽 출전 체조선수들
욱일승천기 연상 유니폼 입어
박종우 선수와 달리 제재없어
욱일승천기 연상 유니폼 입어
박종우 선수와 달리 제재없어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일본 선수들이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승천기’(rising sun flag)를 연상시키는 문양의 선수복으로 경기에 출전해 메달까지 목에 건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한국 축구 대표팀의 박종우 선수가 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 승리한 뒤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었다는 이유로 메달 박탈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일본의 유니폼에 대해서는 어떤 제재도 가하지 않고 있어 형평성 시비까지 제기되고 있다.
일본 체조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 기계체조 개인종목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한 개씩, 남자 기계체조 단체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들이 입은 선수복은 일본의 유명한 디자이너 히로코 코시노가 만든 것으로, <아사히신문> 온라인 영어판은 이에 대해 “떠오르는 태양(rising sun)의 역동성과 새벽의 눈부신 아름다움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떠오르는 태양’은 욱일승천의 영어식 표현이다.
욱일승천기는 붉은 태양 주위에 16줄기의 햇살(욱광)이 퍼져나가는 모양을 형상화한 것으로, 일본이 군국주의로 치닫던 1870년대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일본 육군과 해군이 군기로 사용했고 16줄기 대신 8줄기의 햇살로 바꿔 1940년대 태평양전쟁 때 일본군의 상징으로 내세웠다. 이른바 ‘대동아공영권’을 내세워 전쟁을 일으킨 일본은 욱일승천기를 ‘대동아기’로 부르기도 했다. 독일의 나치가 ‘하켄크로이츠’를 상징 깃발로 내세운 것과 비슷하다.
1945년 일본 패전 이후 유엔군은 욱일승천기 사용을 금지했지만, 한국전쟁 당시인 1952년 해상자위대가 출범하면서 16줄기의 욱일기를 군기로 제정했고, 육상자위대도 8줄기 욱일기를 군기로 사용하고 있다.
욱일승천기가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한다는 사실은 일본 내부 인사들도 알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일본 정부는 일본 관광객에게 욱일승천기를 가지고 베이징에 오지 말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당시 일본의 한 외교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일본 관광객을 위한 안전 수칙에서 옛 일본군대를 상징하는 깃발(욱일승천기)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정환봉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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