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호 태풍 27일 제주도 상륙…시간당 최대 30㎜ 비 동반
제15호 태풍 ‘볼라벤’은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줬던 태풍 ‘루사’(2002년)나 ‘매미’(2003년)와 맞먹는 위력을 보이며 강한 바람과 폭우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돼 방재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기상청은 볼라벤의 예상 진로에 근접한 제주도와 서해안, 남해안에서는 최대순간풍속 초속 50m 이상, 서울·경기와 충청, 전라 지역에는 최대순간풍속 30~40m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했다. 27일은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28일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곳에 따라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고, 지형적 효과가 더해지는 제주도·남해안·지리산 부근에서는 최고 3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27~28일 서해안과 남해안에는 너울과 함께 강한 바람으로 폭풍해일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볼라벤의 위력은 대만 동쪽 해상에서 북상하던 제14호 태풍 ‘덴빈’의 이동 경로를 서쪽으로 밀어낸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 가장 큰 피해를 준 루사는 전남 지역에 상륙할 당시 중심기압 965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33m를, 매미는 상륙 당시 중심기압 954hPa, 최대풍속 초속 40m를 기록했다.
바람이 초속 25m를 넘으면 지붕이나 기왓장이 뜯겨 날아갈 수 있고, 35m가 넘는 강풍이 측면에 바로 부딪치면 달리는 기차까지도 쓰러질 수 있다고 한다.
기상청은 볼라벤이 서해를 따라 북상하면서 조금씩 기세가 수그러들기 시작해, 중심부가 서울 서남서쪽 190㎞ 해상을 지나는 28일 오후 3시께는 강풍 반경 450㎞의 ‘중형’ 크기 태풍으로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강도는 여전히 최대풍속 43m의 ‘강’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태풍의 강도는 중심부의 최대풍속에 따라, 초속 44m 이상은 ‘매우 강’, 33~44m는 ‘강’, 25~33m는 ‘중’, 17~25m는 ‘약’으로 분류한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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