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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2003년 대선자금 수사 3인방 ‘엇갈린 길’

등록 2012-08-28 20:43수정 2012-08-28 22:52

안대희·남기춘·유재만
법조계 “강단있는 검사”
“삼성에 찍힌 검사” 평가도
9년뒤 유재만 민주당행
안대희·남기춘 새누리행
200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는 당대 최고의 ‘칼잡이’들이 모였다. 안대희(57·사법연수원 7기) 중수부장, 남기춘(52·15기) 중수1과장, 유재만(49·16기) 중수2과장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는 대선자금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사령탑인 안 부장의 지휘 아래, 주임검사인 남·유 과장은 각각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을 맡아 정·재계의 쟁쟁한 인사들을 직접 소환 조사했다. 대통령 선거 때가 되면 으레 기업들에서 불법 선거자금을 챙기는 정치권의 구태는 대선자금 수사를 계기로 상당 부분 근절됐다. 수사의 성공은 국민적 지지에 힘입은 바 크지만, 강단 있는 특수검사 3인의 의기투합도 큰 힘으로 작용했다.

안대희·남기춘·유재만은 삼성그룹의 ‘관리’가 통하지 않은 검사들이기도 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비자금 사건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을 생각한다>는 책에서 이들을 ‘삼성에 찍힌 검사’로 소개했다. 김 변호사는 안 부장에 대해 “청렴하고 강직한 검사였다. ‘관리’가 통하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남 과장에 대해선 “삼성 구조조정본부 압수수색과 이학수 구속을 주장”했고, 유 과장은 “김인주의 집을 두 번이나 압수수색했다”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떡값을 받아가며 삼성의 관리를 받은 검사들을 강하게 질타했던 김 변호사가 호평한 검사는 이들 3명뿐이었다.

대선자금 수사 뒤 9년이 흐른 지금, 세 사람은 엇갈린 길을 걷고 있다.

200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끝으로 개업한 유 변호사는 박영선 의원의 강력한 권유로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엠비(MB) 측근 비리 특별위원회’를 이끌었다. 비례대표로 국회 입성이 예상됐으나 공천심사위원들의 ‘반검찰 정서’에 막혀 좌절을 맛봤다. 한화·태광 비자금 수사 도중 정·재계의 압력에 사표를 쓴 남 변호사는 안 전 대법관을 따라 새누리당에 합류했다. 안 전 대법관의 경우 퇴임 48일 만에 특정 정당에 몸을 담아 검사 및 대법관으로서 쌓아온 명성을 스스로 퇴색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검찰 개혁의 주역으로 활동해주길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중견검사는 최근 “누가 대통령이 되든 에이스(최고)를 뽑아서 쓰면 좋겠다. 남기춘·유재만 같은 존경받는 선배를 앞세워 검찰 개혁을 하자고 하면 따라가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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