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탈북자라서? MB 참석하는 에어쇼 ‘관람불가’

등록 2012-09-03 20:44

 한 탈북자 출신 여성이 5살 아들과 함께 지난 9월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에어쇼에 참관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했다. 공군본부는 “청와대 경호실에서 참석자 신원조회 뒤 이 여성을 부적격자로 통보했다”고 밝혔고, 청와대 경호실은 “이 여성을 부적격자로 통보한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지난 2003년 탈북해 10년째 한국에 살고 있는 동명숙(36·동국대 북한학과 3학년)씨는 지난 8월31일 밤 10시 공군본부의 한 부사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9월1일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블랙이글 에어쇼에 참관할 수 없다는 통보였다. 동씨는 2주 전 5살 난 아들과 함께 에어쇼 참관을 신청했고, 다음 날 에어쇼 구경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려는 때였다.

 이유가 무엇이냐고 이 부사관에게 물어보니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여서 청와대 경호실에서 신원조회를 했는데, 동명숙씨가 부적격자로 나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왜 부적격자로 나왔느냐고 물었지만, 이 부사관은 “청와대에서 판단한 일이고, 그 사유를 통보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했으며, 시민들도 7500명 이상 참석해 에어쇼를 구경했다.

 공군으로부터 충분한 해명을 듣지 못한 동씨는 3일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에 자신과 아들이 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개방된 에어쇼에 참석할 수 없는지를 묻는 진정을 냈다. 동씨는 “제가 북한 출신이어서 공군기지의 기밀을 북한으로 유출할 위험이 있다고 본 것인지, 아니면 에어쇼를 참관하는 대통령에게 위해를 가할 위험이 있다고 본 것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청와대 경호실의 해명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동씨는 또 “저와 제 아들이 에어쇼 관람을 거부당한 것이 청와대 경호실에서 신원조회를 하는 분의 탈북민에 대한 개인적 거부 의견인지, 아니면 대통령 행사에 탈북민은 참가할 수 없다는 청와대 경호실 차원의 내부 지침이 있는 것인지, 또 청와대 경호실은 국내에 입국한 탈북민의 신원을 별도로 관리하는지도 궁금하다”고 밝혔다.

 동씨는 “두 주 전부터 비행기쇼를 보러 간다고 좋아했던 아들에게 에어쇼를 보여주지 못한 이유를 설명해줘야 할 필요를 느낀다”며 “탈북민 어머니 때문에 내 아들이 공군기지 입장을 거부당했다면 아들에게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행사를 담당한 공군본부의 해당 부사관은 “청와대로부터 부적격자 명단만 통보받았고, 부적격 사유는 통보받지 못했다”며 “다른 부적격자가 더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부적격을 통보한 사람은 동씨 한명이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경호실의 한 관계자는 “에어쇼 행사 참석 부적격자의 명단을 공군본부에 통보한 일이 없다”며 “탈북자도 대통령 참석 행사에 참여해왔다”고 동씨를 부적격자로 통보한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난 그 범죄자가 아닌데…” 동명이인들 고통 호소
아동성폭행 사건에 ‘취향이다, 재밌겠다’ 악플러들…
박지원 쫓던 검찰 양경숙계좌만 쳐다보고있다?
목사가 절에서 행패…서적 찢고 소변까지
끔찍한 현실처럼…영화도 공포 휩쓸다
9개월새 학생 9명 자살 ‘대구의 비극’
장애인올림픽 ‘의족 길이’ 논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