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되든 소명 다하면 상관없다”
정진경 부장판사 등 반론 잇따라
“대법관 출신 대법원장은 안된다”는 일부 시민단체의 의견에 대해 현직 부장판사가 “변호사 출신의 대법원장이 임명된다면 즉시 사직할 것”이라고 반발해 파문이 일고있는 가운데, 법원 내부게시판에 판사들의 다양한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정진경(42·사시27회)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부장판사는 4일 “새로운 대법원장은 (법원 안팎의) 저항을 극복하면서 근본적인 사법개혁을 성취할 수 있고, 스스로의 권한을 포기해 사법행정이 재판을 통제하지 않도록 하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이런 시대적 소명을 다할 수 있다면 그가 전·현직 대법관이든 아니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전·현직 대법관만 대법원장 자격이 있다’는 한 법관의 글이 마치 법관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비춰질 것 같아 글을 썼다”며 “대법관 출신이 아닌 사람이 대법원장이 되면 사법부 독립이 훼손될 것이라는 주장은 지금까지 묵묵히 사법부를 지켜온 수많은 법관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조했다.
임희동(50·사시16회) 의정부지법 포천시법원 판사는 “적어도 대법관에 준하는 경력과 경륜을 가진 분이 대법원장이 되면 좋을 것 같다”면서도, “재판의 독립을 위해 필수적인 법관인사 문제는 대법원장의 고유 권한으로 하고, 나머지 사법행정 전반을 책임질 법원행정처장에 대법관이 아닌 개혁적인 인사를 임명할 수 있도록 법원조직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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