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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진성 헌재재판관 후보, 보수편향·판사통제 의혹

등록 2012-09-10 08:32수정 2012-09-10 16:35

이진성(56·광주고등법원장·사진) 후보자
이진성(56·광주고등법원장·사진) 후보자
10일부터 헌재재판관 후보 청문회
지방선거 앞두고 전 직원에
‘파란색’ 옷 입히고 걷기대회

시국사건 반성없어 뭇매맞은
‘역사속의 사법부’ 발간 주도

중앙지법원장땐 법관들에
자기소개서 요구해 논란도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5명의 청문회가 10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이진성(56·광주고등법원장·사진) 후보자의 보수편향적 언행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 후보자는 법원행정처 차장 시절인 2010년 1월, 대법원 사법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사법부 60년사를 정리한 <역사 속의 사법부> 발간을 주도했다. 이 후보자는 당시 발간사에서 “현재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지금의 시각으로 손쉽게 과거의 잘못을 매도하고 단죄하는 것은 역사를 대하는 옳은 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책은 대표적인 사법살인 사건인 인혁당 사건과 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된 동백림·민청학련 사건 등 대부분의 시국사건에 대해 검찰 기소 과정과 법원 선고 내용을 단순 전달하는 데 그쳤다. 이들 재판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반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법원 안팎에서 제기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취임 직후인 2010년 3월에는 소속 법관 전원에게 자기소개서를 내라는 전자우편을 보내 논란을 일으켰다. 종교, 취미, 담당 업무, 최근 감명깊게 읽은 책, 관심 사항 등을 알려달라는 요구였다. 이 때문에 판사들을 검증하고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영철 대법관이 2008년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시절 촛불시위 재판을 맡은 형사단독 판사들에게 ‘재판 독촉’ 전자우편을 보낸 것이 문제가 된 터라 법관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후보자는 2010년 2월 취임사에서 “객관적이고 평균적인 상식과 양심에 따라 공정한 심판자의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의 이런 말은 당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문화방송> 피디수첩 제작진, 시국선언문 발표를 주도한 전국교직원노조 교사 등이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한 보수진영의 비판을 법원이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 후보자는 서울시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하면서도 여러 논란에 휘말렸다. 이 후보자는 6·2 지방선거를 앞둔 2010년 5월 서울중앙지방법원 직원 700여명이 참석하는 걷기대회를 열었다. 문제는 단체복 색깔이 한나라당을 떠올리게 하는 파란색이었다는 점이다. 박지원 당시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비슷한 시기에 파란 재킷을 입고 캠페인을 진행한 것이 선거 지원 행위로 간주돼 선관위에 고발됐다”며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2010년 6·2 지방선거 때 후보자들의 공보물을 일괄 배포하면서 서울 관악구 은천동 4000여가구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후보 공보물만 빠뜨려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서울시선관위는 “곽 후보의 선거공보가 빠졌음을 확인한 뒤 곧바로 추가발송해 유권자에게 선거일 전날까지 전달되도록 했다”고 해명했지만, 곽 후보 쪽은 이 후보자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영교 민주통합당 의원 등 야권 법제사법위원들은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진성 후보자는 사법부 보수화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며 “철저한 검증으로 사법부 인적 구성의 보수화를 막고 헌재재판관으로서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창종(55·대구지방법원장)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과정과 대학원 석사과정 재학 시기가 겹쳐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않고 학위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1980년 9월부터 1982년 8월까지 연수원에 있었고, 1981년 3월부터 1983년 2월까지 경북대 법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김 후보자는 “1학기 때는 토요일에 수업을 들었고, 2~3학기 땐 대구에서 시보를 해 학교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민주통합당 최원식 의원은 “1학기 때 9학점을 수강했는데, 토요일 하루 학교에 가서 가능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박현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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