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등 10여곳…컨설팅 업체도
계열사 위기 숨겨 투자자들 피해
총수일가 개입여부 등 밝히기로
계열사 위기 숨겨 투자자들 피해
총수일가 개입여부 등 밝히기로
계열사가 망해가고 있는데도 이를 숨기고 수백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고발된 엘아이지(LIG)그룹 총수 일가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윤석열)는 19일 서울 합정동 엘아이지 그룹 본사와 엘아이지건설 등의 계열사 사무실, 그리고 구자원(77) 회장과 큰아들 구본상(42) 엘아이지넥스원 부회장, 둘째아들 구본엽(40) 엘아이지건설 부사장의 집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8월, 법정관리 신청을 한다는 계획을 숨기고 대규모 기업어음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사기) 등으로 구 회장 등 엘아이지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구 회장 등은 엘아이지건설 법정관리 신청 직전인 지난해 2월28일부터 3월10일까지 242억4000만원어치의 기업어음을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구 회장 일가의 계좌를 추적하고 참고인 조사를 벌이는 등 1년 넘게 내사를 진행해왔다.
이번 검찰 수사의 초점은 경영에 실패한 총수 일가가 계열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도덕적 해이’를 밝혀내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999년 엘지그룹에서 분리된 엘아이지그룹은 2006년 건설회사 건영을 인수해 엘아이지건설을 만들었다. 구본상 부회장과 구본엽 부사장 등이 대주주인 계열사 티에이에스(TAS)가 국민은행에서 3000억원을 차입해 건영을 인수했고, 총수 일가는 그룹 주력사인 엘아이지손해보험과 엘아이지넥스원 주식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겼다. 엘아이지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금융기관에 맡긴 계열사 주식을 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검찰은 총수 일가가 담보로 제공했던 계열사 주식을 되찾으려고 법정관리 계획을 숨긴 채 “대주주 일가가 참여하는 800억원대 유상증자가 곧 이뤄질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돈을 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총수 일가의 주식을 담보로 한 차입 형식을 2008~2009년 풋백옵션(재무적 투자자의 보유 지분을 약정한 가격에 되사줄 것을 약속하는 거래) 형식으로 바꾸는 등 엘아이지건설의 처리 방안을 총수 일가에 조언한 서울의 ㅇ컨설팅 사무실도 압수수색해, 엘아이지건설의 정확한 재무구조를 알 수 있는 회계자료도 확보했다.
이날 그룹 총수 일가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총수 일가의 개입 정황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차원의 ‘사기극’에 총수 일가의 지시 등이 있었는지 보겠다는 얘기다. 검찰은 엘아이지그룹이 2011년 3월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훨씬 전부터 엘아이지건설을 버리기로 하고 계열사 주식 확보를 위해 움직였다는 단서를 확보했다. 김태규 황춘화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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