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와 60대 남성 각각 10명 가운데 1명 이상은 본인들이 같은 연령집단에서 여성보다 오히려 불평등한 처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 5~6월 두달 동안 전국 20~65살 성인남녀 3500명을 대상으로 남녀평등 인식 및 태도와 정책평가 등을 묻는 ‘2012 여성정책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분석 결과를 보면, 60~64살 남성응답자의 14.2%는 ‘60대 남성이 동일 연령의 여성보다 불평등한 처우를 받고 있다’고 응답해 남성불평등에 대한 인식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20대 또한 다르지 않아 이들의 14.6%는 20대 남성이 동일한 연령집단의 여성보다 불평등한 처우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남아 선호에 대한 사상을 보면, 전체 응답자의 29.2%가 ‘적어도 아들이 한명 있어야 한다’는 데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60~64살 남성은 절반 이상인 51.7%가 아들이 있어야 한다는 데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 모든 연령 가운데 가장 높은 선호를 보였다.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줄 때 아들에게 더 많이 상속하겠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20.8%였다. 아들에 대한 재산상속 우대를 찬성하는 이들이 가장 많은 집단은 60~64살 여성으로, 37.8%가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음은 60~64살 남성 34.5%, 50~59살 남성의 33.6%가 재산의 아들 우대 상속에 찬성했다. 반면 아들 우선상속에 찬성한 비율이 가장 낮은 집단은 30대 여성으로 8%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20대 여성의 찬성 비율도 8.4%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특히 남성의 성별 불평등 인식을 함께 조사해, 여성정책에 대한 저항과 수용도를 드러낼 수 있도록 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태홍 실장은 “조사 결과 20대와 60대 남성들 사이에서 일부 정책에서 오히려 여성보다 역차별을 받는다는 인식이 드러났다”며 “젊은 남성들의 경우 일자리에서 본인들이 여성정책 탓에 불이익을 받는다고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고, 노인 남성의 경우에도 가장으로서 지위가 이전보다 낮아졌다고 여겨 성평등정책에 저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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