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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빚더미 경찰관, 강도 용의자들에 내부정보 흘려

등록 2012-10-17 21:28수정 2012-10-18 15:08

‘대기업 회장집 털자’ 범행모의
범행에 쓸 총 확보 여의치 않자
대포차·대포폰 구해주기로 약속
공모자들은 범행현장 사전답사
특수부대 출신 중국인들 영입도
녹음 파일 발각돼 범행계획 무산
강도 혐의를 받고 있던 용의자들한테 경찰 내부 정보를 흘려주고 이들과 함께 강도를 모의한 혐의로 17일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구속 기소된 류아무개(45) 경사는 투자 실패 등으로 몇억원의 빚을 떠안게 되자 강도 모의 유혹에 넘어간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검찰 설명을 종합해보면, 류 경사는 지난 4월 자동차 판매원인 김아무개(45·구속)씨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대기업 회장의 집을 함께 털어서 나눠갖자는 것이었다. 김씨는 류 경사한테 강도 범행 모의 계획을 자세히 설명했다. 김씨와 여러 차례 강도 전과가 있는 정아무개(42·구속)씨가 함께 범행을 총괄 지휘하고, 현장을 지휘하는 또다른 정아무개(수배)씨가 사채업자 박아무개(수배)씨로부터 중국 특수부대 출신의 중국인 3~4명을 소개받아 강도 현장에 투입한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류 경사한테 “범행에 사용할 총을 구입해주고, 범행 뒤 경찰의 추적정보와 도피경로 등을 알려주면 된다”고 꼬드겼다. 이에 류 경사는 범행 가담을 결심했다.

류 경사는 범행 도구로 쓸 총을 구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남의 이름으로 등록된 이른바 대포차량과 대포폰을 구입해 김씨 등한테 주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류 경사는 수배 여부 등 경찰 내부 정보를 김씨와 정씨한테 수시로 알려줬다.

강도 범행 공모자들은 직접 강도짓을 할 중국 특수부대 출신 중국인 3~4명과 접촉하고, 범행 현장을 사전 답사하거나 만능열쇠를 제작했다.

그러나 류 경사 등의 범행 계획은 실행 직전 무산됐다. 김씨가 7월 다른 떼강도 사건을 총괄지휘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그의 휴대전화에서 통화 녹음파일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파일에는 류 경사 등이 대기업 회장의 집을 상대로 범행하기로 모의한 대화 내용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 가담자들이 강도짓을 해 확보한 금품을 앞으로 나눠갖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것을 대비해 김씨가 통화 내용을 녹음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건 이전에 김씨는 자동차를 팔았던 서울·부산지역 재력가의 주민등록등본, 범행 대상으로 삼은 집의 운전기사들로부터 집의 구조와 가족들의 생활습성 등을 알아낸 뒤 장아무개(58·구속)씨한테 전달한 혐의도 드러났다. 장씨는 2010년 12월~지난해 10월 재력가들의 집에 네차례 침입해 억대의 금품을 강탈한 혐의로 구속된 뒤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장씨는 앞서 2002년 현대그룹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아무개(59)씨의 집에서 180억원어치 금품을 털어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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