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희망식당 하루 1호점에서 주방장과 자원봉사자들이 음식을 만들고 있다. 희망식당 하루 제공
5호점 문 여는 ‘희망식당 하루’
쌍용차·콜텍·유성기업 등
해고노동자들이 주방장 맡아
식당 쉬는 날 가게 빌려 장사 7개월간 4천여만원 수익 모아
재능교육 등 해고노동자에 전달
오늘 대한문 앞에서 ‘밥 콘서트’
내가 먹은 한 끼 밥값이 해고된 노동자를 돕는 데 쓰이는 식당이 있다. 사람들에게 밥공기처럼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희망식당 하루’다. 지난 3월11일, ㅇ(46)씨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실내포장마차를 빌렸다. 정리해고당한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의 부인이 운영해온 ‘상도포차’였다. 이날 하루 동안 ‘희망식당 하루’ 간판을 내걸고 장사를 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를 돕기 위한 일일 식당이었다. 영문도 모르고 찾은 손님들은 자신들이 먹는 밥의 의미를 알고 돌아갔다. 그 뒤로 ‘상도포차’는 매주 일요일 ‘희망식당 하루’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입소문이 나면서 그 뜻에 공감하는 식당 주인들이 쉬는 날마다 선뜻 가게를 내줬다. 5월엔 서울 홍익대 근처 한정식집 ‘춘삼월’이 ‘희망식당 하루’ 2호점이 됐다. 3호점은 충북 청주 수곡동의 막걸리집 ‘탁주막’, 4호점은 대전 삼성동의 ‘마포식당’에서 문을 열었다. 다음달 4일에는 대구 비산동의 ‘따신밥’ 식당이 5호점으로 문을 연다. 각 식당 주인들은 기왕에 가게를 쉬는 일요일(1·3·4호점) 또는 월요일(2호점)에 ‘희망식당’에 자리를 빌려줬다. 주방장은 해고노동자들이 맡고 있다. 1호점은 쌍용차, 2호점은 콜텍, 3호점은 유성기업 해고자들이 각각 주방장이다. 5호점은 대구지하철 해고노동자들이 맡을 예정이다. 간간이 대학생 모임이나 시민단체 등도 주방장을 자처해 음식을 만들고 손님을 맞이했다. 최근엔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찾아와 여러 나라의 음식을 선보여 반응이 좋았다. 개인이 신청해 서빙 자원봉사를 할 수도 있다. 가끔 일손이 필요해 트위터로 도움을 청하면 생면부지의 누군가 달려와 일을 거들었다. 한 끼 5000원의 식사를 하고 좋은 일에도 참여하려는 이들이 ‘희망식당’을 다녀갔다. 가족끼리 외식을 하러 오거나 점심 모임을 이곳에서 잡는 동호회 회원들도 있다. 손님으로 왔다가 설거지까지 해주고 간다. 처음엔 하루 30인분씩 팔았지만 최근엔 많게는 150인분씩 팔고 있다. 식당은 7개월간 모은 수익금 4400만원을 여러 차례에 걸쳐 쌍용차·재능교육·콜트·콜텍·대림자동차 등 전국 44개 사업장의 해고노동자들에게 전달했다. ‘희망식당 하루’를 처음 시작한 ㅇ씨는 아직도 신분 노출을 극구 사양하고 있다. 지난 22일 <한겨레>와 만난 그는 “정리해고는 단순히 밥줄이 끊기는 게 아니라 세상과의 관계가 단절되는 것”이라며 “밥을 구하다 누군가의 밥이 되어버린 우리 삶에 희망을 주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뜻을 더 널리 알리고자, ‘희망식당 하루’는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네트워크’ 등과 함께 26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희망 밥 콘서트- 밥 한번 먹자’ 행사를 연다. 오후 4시부터 주먹밥과 어묵을 판매하고 바자회도 연다. 저녁에는 영화감독 변영주씨의 사회로 노래 공연도 펼쳐진다. ㅇ씨는 “해고가 나쁘다고 생각하면 누구라도 밥 한 번 같이 먹자”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한겨레> 사람매거진 <나·들> 창간호에서 볼 수 있다. 행사장에선 <나·들> 창간호 특별판을 배포한다. 당일 주먹밥을 만들 자원봉사자도 모집하고 있다. 자원봉사나 후원 문의는 밥콘서트 기획팀 070-7168-9194.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해고노동자들이 주방장 맡아
식당 쉬는 날 가게 빌려 장사 7개월간 4천여만원 수익 모아
재능교육 등 해고노동자에 전달
오늘 대한문 앞에서 ‘밥 콘서트’
내가 먹은 한 끼 밥값이 해고된 노동자를 돕는 데 쓰이는 식당이 있다. 사람들에게 밥공기처럼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희망식당 하루’다. 지난 3월11일, ㅇ(46)씨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실내포장마차를 빌렸다. 정리해고당한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의 부인이 운영해온 ‘상도포차’였다. 이날 하루 동안 ‘희망식당 하루’ 간판을 내걸고 장사를 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를 돕기 위한 일일 식당이었다. 영문도 모르고 찾은 손님들은 자신들이 먹는 밥의 의미를 알고 돌아갔다. 그 뒤로 ‘상도포차’는 매주 일요일 ‘희망식당 하루’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입소문이 나면서 그 뜻에 공감하는 식당 주인들이 쉬는 날마다 선뜻 가게를 내줬다. 5월엔 서울 홍익대 근처 한정식집 ‘춘삼월’이 ‘희망식당 하루’ 2호점이 됐다. 3호점은 충북 청주 수곡동의 막걸리집 ‘탁주막’, 4호점은 대전 삼성동의 ‘마포식당’에서 문을 열었다. 다음달 4일에는 대구 비산동의 ‘따신밥’ 식당이 5호점으로 문을 연다. 각 식당 주인들은 기왕에 가게를 쉬는 일요일(1·3·4호점) 또는 월요일(2호점)에 ‘희망식당’에 자리를 빌려줬다. 주방장은 해고노동자들이 맡고 있다. 1호점은 쌍용차, 2호점은 콜텍, 3호점은 유성기업 해고자들이 각각 주방장이다. 5호점은 대구지하철 해고노동자들이 맡을 예정이다. 간간이 대학생 모임이나 시민단체 등도 주방장을 자처해 음식을 만들고 손님을 맞이했다. 최근엔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찾아와 여러 나라의 음식을 선보여 반응이 좋았다. 개인이 신청해 서빙 자원봉사를 할 수도 있다. 가끔 일손이 필요해 트위터로 도움을 청하면 생면부지의 누군가 달려와 일을 거들었다. 한 끼 5000원의 식사를 하고 좋은 일에도 참여하려는 이들이 ‘희망식당’을 다녀갔다. 가족끼리 외식을 하러 오거나 점심 모임을 이곳에서 잡는 동호회 회원들도 있다. 손님으로 왔다가 설거지까지 해주고 간다. 처음엔 하루 30인분씩 팔았지만 최근엔 많게는 150인분씩 팔고 있다. 식당은 7개월간 모은 수익금 4400만원을 여러 차례에 걸쳐 쌍용차·재능교육·콜트·콜텍·대림자동차 등 전국 44개 사업장의 해고노동자들에게 전달했다. ‘희망식당 하루’를 처음 시작한 ㅇ씨는 아직도 신분 노출을 극구 사양하고 있다. 지난 22일 <한겨레>와 만난 그는 “정리해고는 단순히 밥줄이 끊기는 게 아니라 세상과의 관계가 단절되는 것”이라며 “밥을 구하다 누군가의 밥이 되어버린 우리 삶에 희망을 주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뜻을 더 널리 알리고자, ‘희망식당 하루’는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네트워크’ 등과 함께 26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희망 밥 콘서트- 밥 한번 먹자’ 행사를 연다. 오후 4시부터 주먹밥과 어묵을 판매하고 바자회도 연다. 저녁에는 영화감독 변영주씨의 사회로 노래 공연도 펼쳐진다. ㅇ씨는 “해고가 나쁘다고 생각하면 누구라도 밥 한 번 같이 먹자”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한겨레> 사람매거진 <나·들> 창간호에서 볼 수 있다. 행사장에선 <나·들> 창간호 특별판을 배포한다. 당일 주먹밥을 만들 자원봉사자도 모집하고 있다. 자원봉사나 후원 문의는 밥콘서트 기획팀 070-7168-9194.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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