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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말바꾼 대통령 아들 6억 배달시점도 ‘수상’

등록 2012-10-28 20:37수정 2012-10-29 09:04

이시형(34)  이정아 기자
이시형(34) 이정아 기자
시형씨, 돈 건네받은 날짜 바꿔
출처 의심받자 서면과 다른 답변
특검, 이상은씨 내일 출석 요구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34·사진)씨가 내곡동 사건 특검 조사에서 검찰에 낸 서면답변 내용을 번복함에 따라, 시형씨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광범 특검팀은 시형씨의 진술을 검증하기 위해 28일 내곡동 땅 매입 실무를 맡았던 김세욱(58) 전 청와대 행정관을 서울구치소로 다시 찾아가 2번째 조사를 벌였다. 특검팀은 시형씨를 다시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시형씨는 ‘땅 매입 방식을 놓고 아버지인 이 대통령과 여러 가지로 방안을 상의하다 내 명의로 땅을 사기로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큰아버지인 이상은(79)씨에게서 6억원을, 어머니 김윤옥(65)씨의 부동산을 담보로 6억원을 빌린 것도 대출이자 납입 능력 등을 고려한 ‘자신의 결정’이라고 했다.

이는 검찰에 낸 서면답변에서 “아버지로부터 ‘네 명의로 먼저 땅을 사들이고 사저 건립 무렵 되파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이를 승낙한 다음 아버지로부터 들은 내용에 따라 돈을 마련했다”고 주장한 것과 다르다. 또 시형씨의 변호인 쪽이 지난 23일 “‘이 대통령이 시형씨에게 ‘네 이름으로 사저 터를 사는 게 좋겠다’고 말하면서 ‘큰아버지에게 말해 돈 6억원을 빌리고, 나머지(6억원)는 어머니를 통해 은행 대출을 받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시형씨는 아버지의 지시를 받고 돈 운반만 했을 뿐 아무 데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과도 엇갈리는 내용이다.

시형씨가 특검 조사에서 말을 바꾼 것은, 배임죄에 대한 책임을 털어내기 위해 “땅 매입 과정에서 돈심부름만 했지 아무것도 모른다”고 주장했던 것이 오히려 ‘명의신탁’으로 해석돼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가 짙어지자, 이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시형씨가 현금 6억원을 이상은씨에게서 받아왔다는 날짜를 바꾼 것도 수상쩍다. 검찰 서면답변서에서는 지난해 5월23일이라고 해놓고 특검 조사에서는 24일로 고쳤다. 특검팀은 이상은씨가 회장, 이시형씨가 경영기획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다스의 경주 사무실에서 압수해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5월23일에 시형씨가 서울로 올라와 직접 차를 몰고 구의동 이상은씨의 집에서 현금 6억원을 받아왔다는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6억원의 출처에 의심을 품고 있다는 점을 알아챈 시형씨가 돈배달 시점 자체를 바꿔 자신의 검찰 서면답변으로 구성된 사실관계를 흔들어놓은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의 꼼꼼한 검토를 거친 뒤 이시형씨의 서면답변서가 검찰에 제출됐을 텐데, 이 부분에서 착오가 있었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시형씨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검찰의 ‘부실수사’가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기도 하다. 특검팀은 시형씨의 바뀐 진술을 검증하며 이상은씨에게서 받은 현금 6억원의 출처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상은씨에게 30일 출석해 달라고 했으며, 이씨 쪽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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