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범 특별검사가 29일 낮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사건 특검팀 사무실을 나와 차에 오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내곡동 실무 김태환 피의자 소환”
청 관련자들 검찰수사땐
“김씨만 안다” 책임 전가
MB지시나 보고 있었다면
MB도 배임죄 책임 불가피
이상은씨 31일 출석키로
청 관련자들 검찰수사땐
“김씨만 안다” 책임 전가
MB지시나 보고 있었다면
MB도 배임죄 책임 불가피
이상은씨 31일 출석키로
*김인종 당시 청와대 경호처장
이명박 대통령 일가의 서울 내곡동 사저 터 헐값 매입 의혹을 수사중인 이광범 특별검사팀은 사저 터 매입의 실무자인 청와대 경호처 직원 김태환(56)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30일 다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김씨가 이 대통령 아들 이시형(34)씨가 부담해야 할 땅값을 낮추고 국가가 부담해야 할 땅값을 높인 것에 대해 ‘배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훈 특검보는 29일 “김태환씨를 30일 다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며 “지난 18일 김씨는 ‘참고인성 피의자’로 진술조서를 작성했지만, 이번에는 ‘피의자’로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씨에 대한 조사가 배임 혐의에 무게를 두고 진행될 것임을 내비쳤다. 김씨의 배임죄 혐의가 짙다고 특검팀이 판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임죄 처벌 대상자가 어느 선까지 올라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이 대통령 지시 여부가 관건 김씨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청와대 경호처에서 근무하며 두 전직 대통령의 퇴임 뒤 사저 작업을 총괄했다. 2010년 초 퇴직했지만, 김인종(67) 당시 청와대 경호처장은 이 대통령 퇴임 뒤 사저 건립 작업을 맡기려고 그를 ‘전문계약직 가급’으로 채용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씨의 전문성은 배임 혐의가 그에게 집중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보안 문제 때문에 김씨한테 ‘나에게만 보고하라’고 했다”는 직속상관 김 전 처장의 진술에 근거해, 검찰은 사저 건립 업무를 대통령실 경호처의 일로 한정지어 해석했다. 또 김 전 처장은 “사저 건립 업무 보고를 받기는 했지만 땅값 산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김씨만 안다”고 진술해, 김씨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했다.
검찰은 이런 상황에서도 김씨를 무혐의 처분했지만 특검의 판단은 다른 것 같다. 김씨가 땅값을 낮춰 잡아 국가에는 손실을, 이 대통령에게 이익을 주려고 했다면 누군가의 지시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씨를 기소하면 배임죄 이익의 귀속자가 대통령 일가가 되기 때문에 부담스러웠다”는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의 발언이 다시 떠오르는 대목이다. 업무 처리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지시나 이 대통령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면 이 대통령도 배임죄의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된다.
특검팀은 또 김씨의 ‘윗선’인 김인종 전 처장과, 이시형씨의 부지 매입대금 납부 업무를 하도록 김세욱(58·구속기소)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지시한 김백준(72) 전 청와대 총무기획비서관을 이번주 중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 “이상은, 차용증 읽어보지도 않았다” 특검팀은 이시형씨가 큰아버지인 이상은(79) 다스 회장에게서 빌린 6억원의 출처도 면밀히 따져보고 있다. 시형씨가 경주에서 올라와 직접 차를 몰고 이 회장 집으로 가서 현금 6억원을 청와대 관저로 가지고 왔다는 설명 자체에 의문이 많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변호인은 29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6억원을 빌려준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2011년 5월20일 시형씨가 ‘땅 때문에 그렇다’며 빌려달라고 했고 차용증을 써가지고 왔다”며 “이 회장은 차용증을 읽어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장의 집 서재에는 현금 10억원 정도가 들어가는 붙박이장이 있다”며 “조카가 필요한 돈이 6억원이라고 하니까 그 돈이 떠올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시형씨의 부탁을 받은 20일 당일 서울로 올라와 돈이 있는지 확인하고 다음날 새벽에 내려왔으며, 시형씨가 돈을 받아간 24일에는 아내가 돈을 내줬다고 이 회장 변호인은 덧붙였다.
그러나 이 설명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이 회장은 앞서 검찰에 낸 서면조서에서 “내 나이쯤 되는 사업하는 사람은 집에 그 정도의 현금은 보관하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17일 특검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회장의 서울 집에서는 붙박이장에 보관돼 있던 현금더미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애초 30일 특검에 나와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31일 오전 특검에 출석하기로 했다.
김태규 황춘화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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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내곡동 사저 매입 실무를 진행했던 청와대 계약직 직원 김태환씨가 서울 서초구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 특검(이광범 특별검사)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특검팀의 수사 개시 하루 전날 중국으로 출국했던 이상은 다스 회장이 지난 24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는 모습. 이 회장은 31일 특검 소환을 앞두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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