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국회가 쌍용차 진실 밝혀야
누워서 인터뷰해 미안합니다”

등록 2012-11-18 20:58수정 2012-11-20 08:55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농성자 릴레이 인터뷰 ① 단식 41일 김정우 쌍용차지부장
회계조작 등 증거 나왔는데
해고자 문제 국정조사 해야

문전박대 하던 박근혜 후보
전태일 동상 헌화는 위선적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희생 노동자들의 분향소 안에는 18일로 단식 40일을 맞은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 머물고 있다. 17일 밤 10시, 김 지부장은 차가운 천막 안에 누워 있었다. 곡기를 한달 넘게 끊은 김 지부장은 그동안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천막 안에서만 지내왔다.

그는 누운 채로 인터뷰에 응하는 것에 대한 양해부터 구했다. “미안합니다. 일어서면 현기증이 나거든요.”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 “단식을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어요. 지금 상태론 단식을 풀 수 없습니다.”

김 지부장은 10월10일 단식을 시작했다. 쌍용차 사태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가 무산된 직후였다. “정리해고를 당하고서 4년 넘게 지나서야 국회 청문회에서 불법적 회계조작과 ‘기획 도산’의 증거들이 나왔습니다. 해고자들을 위한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국정조사로 진실을 낱낱이 밝혀야 합니다.”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가 나서 쌍용차 사태의 해법을 마련하라는 호소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곡식의 기운을 제 몸에 밀어 넣지 않겠다고 그는 작심하고 있었다.

그는 노동자들을 상대로 막대한 손해배상과 가압류 소송을 제기한 정부와 회사 쪽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회사와 국가가 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금액만 200억원이 넘습니다. 부도의 원인이 회사와 정부에 있다는 게 국회 청문회에서 밝혀졌는데도 왜 우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겁니까.”

쌍용차 해고자들은 천막에서 농성하거나, 단기직으로 겨우 생계를 잇거나 둘 가운데 하나의 삶을 살고 있다고 김 지부장은 말했다. 그들에게 200억원의 손해배상은 이유도 실체도 알 수 없는 족쇄다.

대한문 옆 농성촌의 불법 논란에 대해 그는 분하다는 듯 가늘게 떨며 말했다. “여기 와서 직접 보라고 하세요. 우리의 시설물이 시민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시민들이 ‘함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응원의 말을 전하는데, 정부와 정치권만 (불법이라며) 외면하잖아요.”

법의 이중잣대도 따졌다. “우리의 농성장은 합법적 집회신고를 마친 곳입니다. 반면 현대차는 사내 하청업체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법원의 판결조차 무시합니다. 보수 언론과 정부는 왜 힘 있는 자들의 중대한 불법 행위에는 눈감습니까.”

김 지부장은 지난 8월28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전태일 열사의 동상에 헌화하려는 것을 막아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쌍용차 해고자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우리가 찾아갔을 때는 몇 차례나 문전박대하던 분이 대선 후보가 되니까 서민과 노동자를 위한다면서 전태일 열사 동상에 헌화를 하러 왔더군요. 현실의 전태일을 무시하면서 역사 속의 전태일을 찾는 모습이 위선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노동 현장에서 핍박받는 ‘현실의 전태일’에 대해 박 후보가 지금이라도 진정성을 보이려면, 쌍용차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를 적극 추진하면 된다는 게 김 지부장의 생각이다. 그는 다른 대선 후보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 모두 이곳 분향소를 찾아오긴 했어요. 그렇지만 분명한 해결책을 내놓진 않았습니다. 더 진전된 약속과 대책을 내놓는다면 좋겠는데…. 답답합니다.” 글·사진/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박근혜 ‘유신 출산’ 풍자그림 ‘시끌’
한국영화 관객 1억명 시대…저예산·독립영화는 ‘그늘’
식모로 팔려간 8살짜리 46년만에…
“중학교밖에 못나왔더니” “한달급여가 최저생계비라니” 교과서 학력차별
꽃미남? 짐승남?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남자, 송중기
‘숭어 킬러’ 물수리, 양발로 두 마리를 한 번에…
[화보] 삼성가 장손 ‘뒷문 참배’ 못해?…추모식 불참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