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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나 같은 피해 없게 ‘개인정보 유출 소송’ 함께해요”

등록 2012-11-22 19:54수정 2012-11-23 09:39

차경윤(32)씨
차경윤(32)씨
노동운동가로 변신한 ‘회피연아 동영상’ 차경윤씨
네이버에 손배소송 내 최근 승소
중국 연수뒤 민주노총에서 활동
“민주화운동에 많은 빚 지고 있다”
이른바 ‘회피연아’ 동영상·사진 게시물을 올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고소당한 차경윤(32·사진)씨가 자신의 신상정보를 경찰에 넘긴 포털사이트 ‘네이버’(NHN)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최근 승소했다. 지난달 18일 열린 항소심(서울고법 민사24부 재판장 김상준)은 1심을 뒤집고 차씨의 손을 들어줬다. 2010년 7월 소장을 낸지 2년3개월 만이다.

소장을 내고 두달 뒤 중국 베이징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던 차씨는 지난 6월 귀국해 민주노총 경기본부 지역일반노조에서 노동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0년 3월 고소를 당했을 때 그는 3년4개월간의 학사장교 복무를 갓 마친 취업준비생이었다. “영어 공부 해서 스펙 쌓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으며 취직 걱정 하는 평범한 88만원세대 청년백수”였다. ‘회피 연아’ 게시물을 퍼나른 곳도 다니던 영어학원의 카페 유머게시판이었다. “대기업에 취직하려면 서류접수할 때 개인정보 제공에 대한 동의를 3, 4번 눌러야 한다. 고소당하고 언론에 이름 나가면서 취직 못할 것 같은 생각에 많이 위축됐다.”

그는 경찰의 연락을 받은 순간 진짜 황당했다. 재미있다고 생각한 게시물 하나를 올렸을 뿐인데 장관한테 고소까지 당했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 없었다. 포털도 ‘한통속’으로 보였다. “정보 소통으로 먹고사는 포털이나 인터넷업체들이, 개인정보를 소중히 다루긴커녕 정반대로 수사기관에 맘대로 넘겼다. 오히려 인터넷의 자유를 빌미로 누리꾼들을 감시망에 무방비로 노출시키는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평범한 누리꾼인 그가 혼자서 거대 포털에 맞서기는 쉽지 않았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같이 나선 덕분에 소송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차씨는 “내 일인데도 불구하고 시민사회단체에 떠맡기고 중국으로 떠나버렸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민주화·진보정치·노동운동 등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3월 중국에서 통합진보당의 부정경선 사태 뉴스를 보면서 그는 문득 깨달았다. “진보정치권의 위기를 확인하면서, 여러가지 느낌이 확 들어왔다. 네이버 소송을 떠넘기고 왔다는 미안함, 지금까지 민주주의의 밑바탕이 된 운동과 민주화가 위협받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면서 힘없는 개인들을 지원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는 지난 5일부터 민주노총 경기본부 지역일반노조 사무국에서 일을 시작했다. 최근 포털과 이통사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정보·수사기관에 넘겼는지 여부를 열람해 확인해보고 업체들을 상대로 소송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으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peoplepower21.org/PublicLaw/970067)

“인터넷에서 정부에 불편한 게시물을 올렸다는 이유로 나처럼 어이없는 감시와 고소, 탄압을 겪는 피해자가 더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리꾼 스스로 힘을 모아야 한다. 개인의 권리가 침해당하는 건 순식간이다.”

글·사진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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